필리핀 대통령 비판 언론사 대표 또 체포됐다가 석방(종합)

입력 2019-03-29 18:19  

필리핀 대통령 비판 언론사 대표 또 체포됐다가 석방(종합)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우던 현지 언론사 대표가 29일 당국에 또 체포됐다가 석방됐다.
필리핀 온라인 매체 '래플러'(Rappler)는 이날 오전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마리아 레사 래플러 대표가 경찰에 체포됐다가 보석금 9만 페소(약 194만원)를 내고 같은 날 오후 풀려났다고 전했다.
레사 대표는 래플러가 2015년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필리핀 언론사의 외국인 소유를 금지하는 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래플러는 "다른 언론사도 DR로 자금을 조달했고, 대법원도 합헌으로 판결한 바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래플러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레사 대표는 지난달 13일에도 명예훼손 혐의로 체포됐다가 하루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래플러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강력히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용의자 등이 재판 없이 사살되는 이른바 '초법적 처형' 문제 등을 제기하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 국적의 기업인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경제고문으로 위촉된 것을 밝혀내 정부를 당혹게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외 언론·인권단체 등은 레사 대표에 대한 조처가 언론탄압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레사 대표는 석방 직후 "두테르테 행정부가 법을 무기화하고 독재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레사 대표는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8 올해의 인물'로 뽑혔으며, 제70회 세계신문협회가 시상한 '황금펜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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