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탈급진주의 정책 효과…카자흐 이해와 지지에 감사"
중국의 신장위구르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 거세져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외교수장이 신장(新疆)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의 이슬람교를 믿는 주민들을 상대로 한 '재교육 수용소' 운영 문제를 '묵인'하는 인접국 카자흐스탄(카자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은 28일 베이징(北京)에서 베이부트 아탐쿠로프 카자흐 외무장관을 만난 뒤 "신장에서 취해지고 있는 탈(脫)급진주의 정책들이 매우 효과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영국 로이터 통신이 29일 중국 외교부 발표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왕 부장은 "이 조치들은 지역(신장)의 안전과 안정을 강력하게 뒷받침했으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그것들이 폭력적인 테러 세력들을 척결하고 극단주의 사상을 몰아내는 데 있어 국제 공동체를 위한 유용한 참고자료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의 입장에 대한 카자흐 정부의 이해와 지지에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어떤 개인이나 세력도 중국과 카자흐 사이의 우정과 상호 신뢰를 손상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의 이런 발언은 중국이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위구르족과 카자흐족을 비롯한 소수민족 이슬람교들을 대상으로 한 재교육 수용소를 운영하는 데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7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 주재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중국 정부가 수용소에 자의적으로 감금한 모든 사람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지난 13일에는 '2018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발표해 중국의 소수민족 박해와 시민 탄압 등 인권문제를 비판하면서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재교육 수용소를 "인권 침해의 온상"이라고 적시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특히 중국이 "인권 침해에서 독보적인 수준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위구르족과 인종적, 문화적 연계가 있는 터키는 신장 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족 탄압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측은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재교육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재교육 수용소에 수용된 이슬람교도를 대상으로 이슬람교를 부정하고 공산당에 대해 충성하도록 세뇌 교육을 하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들은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재교육 수용소가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인도적 직업교육센터"라고 말하는 등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카자흐는 중국 내 카자흐족과 인종적, 문화적 관련을 맺고 있지만,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정책에 대한 비판을 삼가고 있다.
다만 카자흐는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20여명의 카자흐-중국 이중 국적자의 석방을 위해 중국과 협상하고 있다.
카자흐 공안 당국은 지난달 신장위구르 자치구내 재교육 수용소에 감금된 카자흐족의 인권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중국 태생의 세리크잔 빌라시를 체포하기도 했다.
카자흐 정부의 이런 '친(親) 중국' 행보는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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