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국GM 군산공장이 국내 자동차부품 협력업체 컨소시엄에 팔린다. GM 측의 매각 발표에 따라 지난해 5월 말 공장 문을 닫은 지 10개월 만에 새 주인을 만난 것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의 잇따른 폐쇄로 '패닉' 상태에 빠졌던 지역 주민들로서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광주형 일자리'로 불리는 지역 맞춤형 일자리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29일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인 MS 그룹 엠에스오토텍이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군산공장 매각 관련 주요 거래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이 컨소시엄은 군산공장 인수와 초기 생산시설에 2천억 원을 투자하고, 9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할 계획이다. 군산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한다. MS그룹 주력인 엠에스오토텍과 이 기업의 종속회사인 명신 등이 포함된 컨소시엄은 신규설비와 공장 정비과정을 거쳐 2021년부터 연산 5만대의 전기차를 위탁 생산하다 5년 안에 자체모델을 개발, 생산 규모도 연산 15만대로 늘리는 사업구상을 갖고 있다.
GM 군산공장 매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광주형 일자리'의 차기 모델로 추진되는 '군산형 일자리'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광주형 일자리처럼 전북도와 인수업체, 노동계가 대화해 상생형 일자리 모델의 틀을 만들고, 지방정부가 주거 등 복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전북도는 상반기 안에 상생 모델을 확정한다고 한다. 정부는 광주형 일자리 확산을 위해 올해 안에 전국 자치단체로부터 신청을 받아 지원 대상 2곳을 선정한다. 군산형 일자리가 지원 대상 모델로 선정되면 정부로부터 세액공제, 인프라 투자 등 파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새 주인을 맞이하는 군산공장이 지역경제의 효자로 거듭나려면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인수업체인 엠에스오토텍 컨소시엄은 물론 전북도, 군산시, 지역 주민 등 지역공동체, 노동계 등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군산공장이 폐쇄되면서 그곳에서 일하던 2천여명의 직원 중 1천400여명은 퇴직하고 600여명은 창원공장에 전환 배치되거나 무급휴직 상태로 복직을 기다리고 있다. 지역경제 일자리를 떠받치는 기업이 잘못되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쓰라린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정부가 기꺼이 지원하고 싶을 지역 상생 모델을 만들기 바란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 논의 과정에서 봤듯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지역 상생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이해 당사자들의 대승적 양보와 절충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지 않고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정부 지원을 받을 생각을 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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