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용 기자 = 이스라엘 경찰이 프랑스 외무장관을 사칭해 기업인으로부터 800만 유로(약 102억원)를 사기친 혐의로 남성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고 영국 BBC 등 외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계 이스라엘인으로 알려진 용의자들은 이스라엘에서 인터넷 화상 통화 시스템인 '스카이프 통화'를 하기 위해 프랑스 외무장관 장-이브 르 드리앙의 사무실의 복제품을 만들었다.
이들은 범행 대상에게 비밀 작전과 시리아와 말리의 인질을 위한 몸값을 지불하는 데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 3명은 연루 혐의를 부인했다.
37~47세인 용의자들은 기업 오너나 프랑스 증시의 대기업 임원들에게 거래를 비밀로 해야 한다고 말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이들이 접촉한 인사 중 1명만이 현금을 건넸다. 용의자들은 이스라엘의 한 곳에 르 드리앙 장관의 사무실 모형을 만들었다.
복제 사무실 배경에는 똑같은 스타일의 가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인물 사진, 프랑스 국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용의자 중 1명이 사무실에서 화상 회의를 하기 위해 르 드리앙 장관 행세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일간 르 파리지앵에 "그들은 전화하거나 이메일을 보내고 가끔 장관인 척하기 위해 스카이프 비디오 채팅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경찰은 텔아비브에 있는 용의자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FBI'로 알려진 통합 범죄 수사 조직인 '라하브 433'과 협력했다.
용의자들은 200만 유로를 지불하려고 준비하던 새 피해자를 접촉하는 과정에서 붙잡혔다고 르 파리지앵은 보도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한 회동 자리에 여성을 동행해 이들 용의자의 소재를 파악하고 검거할 수 있었다.
용의자 중 2명은 체포됐고 한명은 도주를 시도했다가 나중에 체포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텔아비브에서 요트 한 대를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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