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腸) 줄기세포의 왕성한 분화, 노화 억제 열쇠 될 수도"

입력 2019-03-29 17:09  

"장(腸) 줄기세포의 왕성한 분화, 노화 억제 열쇠 될 수도"
MIT·도쿄대 연구진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장관(腸管·intestinal tract) 내벽의 상피세포는 며칠마다 한 번씩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이처럼 자주 새것으로 바뀌는 건, 장의 줄기세포가 아주 많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가능하다.
장점막 상피세포에는 장흡수세포·배세포·장내 분비세포 등 세 종류가 있다. 이 중 90%가 넘는 장흡수세포는 대사 회전이 가장 빠른 세포로 꼽힌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와 일본 도쿄대의 생물학자들이, 노화로 인해 장의 줄기세포 건강이 나빠지고 위장관 질병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28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구팀은 또한 장의 줄기세포 수를 늘리는 화합물을 노화한 생쥐에 투여하면, 노화로 나빠진 것들이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화합물은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시르투인(Sirtuins)계 단백질의 분자 경로를 자극했는데, 이 화합물이 노화로 인한 장의 손상을 막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연구팀을 이끈 MIT의 레오나르도 구아렌테 생물학 교수는 "노화가 야기하는 문제 중 하나는, 줄기세포의 활동 위축에 따른 기관의 기능 장애"라면서 "이번에 노화를 늦추거나 역전하는 데 유용한 개입 지점을 발견한 셈"이라고 말했다.
구아렌테 규수와 도쿄대의 야마구치 도시마사 교수가 함께 수석저자를 맡은 연구보고서는 의학저널 '에이징 셀(Aging Cell)' 인터넷판에 이날 실렸다.
구아렌테 교수팀은 노화와 시르투인 유전자의 상관관계를 오래전부터 연구해 왔다.
거의 모든 동물 종에서 발견되는 시르투인계 단백질은 노화 현상을 막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로리를 줄이면 이 단백질에 자극이 가해진다는 것도 이전 연구에서 확인됐다.
구아렌테 교수팀은 2016년 발표한 논문에서, 칼로리가 낮은 먹이를 생쥐에게 주면 시르투인을 자극해 장의 줄기세포 분열을 촉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노화로 인해 장의 줄기세포 수가 주는지, 그리고 이런 진행을 되돌릴 방법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생후 3~5개월 지난 어린 생쥐와 생후 두 살인 늙은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관찰했더니 늙은 생쥐의 장 줄기세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늙은 생쥐의 장에서 줄기세포를 떼어내 실험용 접시에서 배양한 결과, 실제 장관과 비슷한 장 유기관(organoids)의 상피세포 생성능력이 젊은 생쥐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늙은 생쥐의 장내 줄기세포에선 시르투인 수위도 낮았다.
연구팀은 니코틴아마이드 리보시드(nicotinamide riboside), 약칭 NR이라는 화합물을 생쥐에게 먹였다. 노화 과정을 되돌릴 수 있는지 보기 위해서다. 이 화합물은 시르투인계의 SIRT1 유전자를 자극하는 보효소 NAD의 전구체다.
6주간 NR을 첨가한 물을 먹였더니 늙은 생쥐의 장내 줄기세포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장 유기관 생성능력도 어린 생쥐의 줄기세포만큼 좋아졌다.
이렇게 줄기세포 수를 다시 늘린 것이 실제로 건강에 이로운지 판단하기 위해, NR을 먹인 늙은 생쥐에 장염 유발 화합물을 투여하고 결과를 지켜봤다. 그랬더니 NR이 장염과 내벽 조직 손상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앞서, NAD를 늘리면 SIRT1뿐 아니라, 세포내 단백질 합성과 세포 증식을 돕는 mTORC1 유전자도 활성화된다는 걸 발견했는데, NR이 이 분자 경로를 통해 작용할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한다.
구아렌테 교수는 "늙은 쥐에 NAD를 보충하면, 노화로 나빠진 것을 되돌리는 방향으로, SIRT1과 TOR 유전자를 통해 작용하는 성장 경로를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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