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깃발 두르고 유로스타역 지붕 시위…밤새 운행중단(종합)

입력 2019-03-31 16:12  

잉글랜드 깃발 두르고 유로스타역 지붕 시위…밤새 운행중단(종합)
경찰, 44세 시위자 체포…데일리메일 "브렉시트 지지자가 시위…5천명 피해"

(런던·서울=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성혜미 기자 = 애초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예정일이던 29일(이하 현지시간) 브렉시트 시위로 인해 영국과 유럽대륙을 잇는 특급열차인 유로스타 운행이 12시간 넘게 중단됐다.
영국 런던 중심가에서도 수천 명의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탈퇴는 탈퇴"(Leave means leave)라고 외치며 의회를 향해 행진했다.



30일 BBC, CNN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께 런던의 세인트 판크라스(St.Pancras) 역사 지붕 위에 잉글랜드 국기((St George flag)를 두른 한 남성이 위태롭게 서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유로스타는 트위터에 "무단침입자 때문에 (30일) 오전 9시45분까지 세인트판크라스역에서 출발하는 모든 열차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표를 취소하거나 바꾸라"고 안내했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잉글랜드 국기를 몸에 두른 한 사람이 역사 지붕 위에 서 있고, 인근에 순찰차가 주차한 모습을 찍은 사진이 퍼졌다.
당국은 역사 위쪽 전선(overhead wires)의 전기 공급을 끊었기 때문에 열차가 들어오거나 나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영국교통경찰(BTP)은 이날 오전 "세인트판크라스역 지붕에서 밤을 새운 44세의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유로스타는 오전 11시께 운행을 재개했고, 이로 인해 수천 명의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역사 지붕에 올라간 남성이 브렉시트 지지 시위자였다면서 "이 남성은 오전 7시께 체포됐고 열차는 오전 11시께 운행을 재개했지만, 역에는 수천 명의 승객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열차 7대의 운행이 중단됐고, 열차 1대당 750명 안팎을 수용하는 만큼 최대 5천명 이상이 피해를 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런던 시내 등지에서 시위에 나선 브렉시트 지지자 가운데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2명은 폭력 혐의로, 1명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린 혐의, 1명은 경찰 폭행혐의로 체포됐으며, 나머지 1명은 다른 사건으로 지명수배된 상태였다.
영국은 2016년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29일 EU를 탈퇴할 예정이었지만, 충격완화를 위한 안전장치 등을 담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가 두 차례 부결시키면서 브렉시트 일정은 지연됐다.
의회는 합의안 중 따로 표결에 부쳐진 EU 탈퇴협정 승인마저 거부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오는 4월 12일 전에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또는 '브렉시트 장기 연기'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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