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학살터 해태동산, 옛이름 도령모루로 부르자"(종합)

입력 2019-04-01 16:48  

"제주4·3 학살터 해태동산, 옛이름 도령모루로 부르자"(종합)
고희범 제주시장 "4·3 기억에 도움되고자…해태상 이전키로"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4·3의 아픈 역사 현장인 '해태동산' 언덕 일대가 '도령모루'(모의 아래아를 ㅗ로 표기)라는 옛 이름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1일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열린 4·3해원방사탑제에서 추도사를 통해 "해태동산이라고 불리는 그곳에서는 4·3 당시 최소 60여명이 학살됐으며, 희생자가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른다"며 "4·3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도령모루라는 옛 이름을 되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 시장은 "오랫동안 숨겨져왔던 4·3의 아픔을 달래고 슬픈 역사를 간직한 도령마루가 이제는 특정 업체의 이름보다는 지역 고유의 명칭인 도령마루로 불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시는 이를 위해 적절한 장소를 물색해 해태상을 이전할 계획이다. 해태제과 측은 해태상 이전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제주시에 전해 왔다.
도령모루는 제주국제공항과 신제주를 연결하는 도로 중간 신제주입구교차로(7호광장) 부근의 언덕을 말한다.
시에 따르면 1970년대 초에 해태제과가 이곳에 해태상을 세웠는데, 당시 4·3에 대해 얘기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분위기 속에 자연스럽게 '해태동산'으로 불리게 됐다.
도령모루는 옛날 양반집 도령들이 제주성을 오가면서 쉬어가던 고개였기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도둑이나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으스스한 길이어서 도령(盜靈)모루라고 불렸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노형오거리∼신제주입구교차로 구간에 도로가 개설된 뒤 2009년 도로명을 정할 때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해 '도령로'라는 도로명을 부여,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도령모루 일대에서는 4·3 당시 60여명이 학살된 것으로 조사돼있다. 소설가 현기영의 단편 전집 '순이삼촌'에 수록된 소설 '도령마루의 까마귀'는 도령모루 일대의 4·3 학살을 다뤘다.
오는 6일 도령모루에서는 제주4·3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현장 위령제 '도령모루 해원상생굿'이 열린다.



atoz@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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