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선 95% 개표 결과 "젤렌스키 30%, 포로셴코 16%"(종합2보)

입력 2019-04-02 05:15   수정 2019-04-02 15:11

우크라이나 대선 95% 개표 결과 "젤렌스키 30%, 포로셴코 16%"(종합2보)
코미디언 출신 정치신인 vs 현 대통령, 21일 결선투표서 격돌 사실상 확정
젤렌스키, 3위 티모셴코와 연대 가능성 부인…러, 포로셴코 견제 논평



(키예프[우크라이나]=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투표 이튿날인 1일(현지시간) 잠정 개표 결과 드러났다.
재선에 나선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이 젤렌스키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한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3위에 머문 것으로 파악됐다.
개표가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로 젤렌스키와 포로셴코가 오는 21일 치러지는 2차 결선 투표에 진출하는 것이 사실상 확정됐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1, 2위 득표자가 결선 투표를 치러 더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95% 개표 상황을 발표하면서 젤렌스키 후보가 30.23%, 포로셴코 후보가 15.94%, 티모셴코 후보가 13.4%를 얻었다고 밝혔다.
[로이터 제공]
중앙선관위는 오는 10일 공식 최종 개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잠정 개표 결과는 전날 투표 후 나온 출구 조사 결과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민주 제안' 펀드와 키예프 국제사회학연구소, 우크라이나 경제·정치 연구센터 등이 함께 실시한 '국가 출구조사'에 따르면 젤렌스키가 30.4%, 포로셴코가 17.8%의 득표율로 1, 2위를 차지했다. 티모셴코 전 총리는 14.2%의 득표율로 이번에도 고배를 마실 것으로 예상됐다.
타티야나 슬리파축 중앙선관위원장은 "대선 투표가 심각한 위반 없이 진행됐으며 국민의 의사표시가 실현됐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투표율은 63.52%로 잠정 집계됐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도 우크라이나 대선 1차 투표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선거운동본부는 출구 조사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공식) 개표 결과가 출구조사 결과와 크게 차이가 나면 우리는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면 현행 법률의 틀 안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의 선택을 지켜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렌스키는 결선 투표에 앞서 포로셴코 대통령과의 토론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당선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반환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대선 투표 뒤 브리핑에서 2위에 머문 것으로 보이는 투표 결과에 대해 "사회가 현 정부에게 보낸 신호를 냉철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지난 5년간의 실수를 철저히 점검하는 아주 심각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크라이나인들은 결선 투표에서 포로셴코를 보지 않으려던 러시아의 시나리오를 깨부쉈다"면서 "2차 투표에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러시아를 겨냥했다.
현재로선 현직 대통령의 '집권 프리미엄'을 지닌 포로셴코(53)와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는 물론 1차 투표에서도 독보적 1위를 차지한 것이 사실상 확실한 젤렌스키(41) 가운데 누가 최종 승리를 거머쥘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젤렌스키가 티모셴코 전 총리 측의 지원을 얻으면 결선 투표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두 진영은 모두 연대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지난달 31일 저녁 현지 '1+1' TV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누구와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 옛 권력과 할 얘기는 없다"고 선을 그었고, 티모셴코도 젤렌스키와 2차 투표 연대에 대해 협상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젤렌스키와 티모셴코 진영이 오는 10월 총선 뒤 연정을 구성하는 데 합의하면 티모셴코가 대선 결선 투표에서 젤렌스키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 2위 후보 가운데 결선 투표에서 누가 당선되든 우크라이나의 '반러 친서방' 노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젤렌스키는 포로셴코와 마찬가지로 원칙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친서방주의자다.
다만 포로셴코가 러시아에 상당히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 젤렌스키는 러시아와의 협상에 좀 더 적극적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우크라이나 대선 1차 투표 결과에 대해 "아직 선거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논평하긴 이르다"면서도 "우리는 우크라이나 지도부에 '전쟁 세력'이 아닌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돈바스 지역) 문제의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해결을 지향하는 세력을 보길 원한다"고 밝혔다.
무력으로라도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림과 돈바스를 되찾겠다고 공언하는 포로셴코를 견제하는 발언이다.
러시아 의회의 친크렘린계 인사들도 포로셴코 대통령이 2위로 어렵게 결선 투표에 진출했음을 강조하면서 그에게 비판의 화살을 겨눴다.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완전히 자유롭게 쓸 수 있는 5년의 시간을 갖고서도 20%도 득표하지 못한 것은 포로셴코 정책의 패배"라고 지적했다.
프란츠 클린체비치 상원 의원은 "포로셴코가 재선되면 러-우크라 관계는 '제로' 상태가 되고 새로운 도발과 돈바스 지역의 교전 격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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