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관, 미세먼지 심할때 군복입고도 마스크 쓸수있게 해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주한미군 장병들이 군복을 입었을 때도 미세먼지 예방 마스크를 쓸 수 있게 됐다. 한국의 미세먼지 수준이 '철옹성' 같은 미군 규정에 예외 케이스를 만든 것이다.
1일 주한미군에 따르면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최근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군복을 입은 장병들도 선별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허용했다. 주한미군은 그간 제복을 입었을 때는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미 육군 규정을 적용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이번 허용 조치에 따라 앞으로 미군 장병들은 AQI(공기질지수) 101~150(주황색)이면 군복을 입고도 N-95(미국 방진마스크)와 KF-94 마스크를 쓸 수 있다. 검은색으로 코와 입 주변을 모두 가릴 수 있는 마스크 착용도 가능하다.
미국은 환경보호청 기준에 따라 대기오염 상태를 공기질지수(AQI)로 나타낸다. 이 지수는 색깔 별로 6단계로 표시된다. 마스크를 쓸 수 있는 주황색 단계에서는 민감한 사람이나 천식이 있는 노약자, 어린이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아울러 미군은 주황색 경보가 발령되면 실외 활동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주한미군의 이런 조치에는 주한미군 가족들의 민원이 작용했다. 한국서 복무중인 배우자 등 가족이 군복을 입었을 때에도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토록 허용해 달라는 민원이 있었다.
남편이 군인인 알렉산드라 잭슨 씨는 지난달 미군 전문지 '성조'(Stars and Stripes)와 인터뷰에서 "남편이 근무하지 않을 때는 마스크를 쓴다"면서 "그러나 제복을 입었을 때는 규범에 어긋난다. 군인들도 대기오염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군 가족들은 최근 들어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 수준이 갈수록 나빠지자 복무중인 가족의 건강을 고려해달라고 '읍소'했고 결국 뜻을 관철했다.
주한미군은 2년 전 미세먼지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실내에서 훈련하거나 연기하도록 정책을 변경했으나, '군복 착용시 미세먼지 마스크 사용'은 불허했다. 다만 예외적으로 오산 공군기지 51전투비행단은 2017년 6월 시행한 정책에 따라 대기 오염도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군복 착용 상태에서도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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