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김진홍 교수 "동물·사람세포 실험 성공…새 치료법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노화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가 연골세포 노화를 촉진하고 연골기질을 파괴하는 마이크로RNA(miRNA) 발현을 증가시켜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이 마이크로RNA를 억제하는 물질을 이용해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동물실험과 사람 세포 실험에도 성공, 새로운 RNA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진홍 교수팀은 4일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 김빛내리 단장, 서울대보라매병원 강승백·장종범 교수팀과 함께 활성산소에 의한 연골세포 노화가 miRNA의 일종인 miR-204를 증가시켜 연골 퇴행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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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관절염은 고령화에 따라 발병률이 급증하는 대표적 근골격계 퇴행성 질환이다. 연골조직이 점진적으로 비가역적으로 닳아 없어지면서 발병한다.
연골이 얇아지는 이유는 연골 분해는 증가하고 연골 기질 합성은 감소해 연골 기질을 유지해주는 항상성이 망가지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노화와 퇴행성관절염 간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치료법도 통증 완화에 그칠 뿐 퇴행이 진행된 연골조직을 되살리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노화성 연골조직과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연골조직에서 miR-204의 발현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miR-204는 활성산소 등 산화 스트레스를 받을 때 활성화되는 miRNA다.
또 miR-204가 연골세포에서 연골기질 합성체계를 구성하는 유전자 다수의 발현을 동시에 저해해 연골 기질 합성을 감소시키고 연골 퇴행은 촉진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노화와 함께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해 연골세포 DNA가 손상되고 이에 따라 miR-204가 증가하면서 연골기질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이 파괴돼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관절염 유도수술을 한 생쥐에 miR-204를 투여한 결과 퇴행성관절염이 매우 심하게 일어났고, 생쥐 무릎 관절에 miR-204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연골퇴행이 일어나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어 miR-204의 작용을 저해하는 또 다른 miRNA인 '안티미어-204'(antimiR-204)를 만들어 퇴행성관절염 생쥐와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서 채취한 연골조직에 투여하는 전임상 실험을 했다.
그 결과 miR-204 기능이 억제되면서 관절연골 양이 증가하고 염증매개인자 발현이 감소하는 등 퇴행성관절염 진행이 종합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퇴행성관절염 치료법을 개발하려면 개나 원숭이 같은 대형동물을 이용해 miR-204를 표적으로 한 치료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고 장기간의 사람 대상 임상시험도 거쳐야 한다.
김진홍 교수는 "이 연구는 나이가 들면서 활성산소가 연골세포 DNA를 훼손해 세포를 늙게 하고 연골퇴행을 일으키는 miRNA를 생성,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는 과정을 규명한 것"이라며 "활성산소와 miRNA를 표적으로 한 효율적인 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원천기술개발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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