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은 지열발전으로 2017년 11월 포항지진이 촉발됐다는 정부 연구조사와 관련해 "결과적으로 시민 안전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 시장은 2일 포항시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지진과 관련해 국가도 시민에게 송구스러워해야 할 일이다"면서도 "추진 시기를 따질 일이 아니고 자치단체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항지열발전소 주관 기관인 넥스지오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12월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과제 수행 주체로 뽑혔다.
넥스지오는 2011년 4월에 포항시와 지열발전소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2012년 9월에 착공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2014년 6월에 당선돼 지열발전소 유치나 착공과 직접 관련은 없다.
이 시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최초이고 국책사업이었던 만큼 국가와 전문가가 검증을 거쳤을 것이라고 믿었다"며 "시에 지질 관련 전문가가 있는 것도 아니니 정부와 과학자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시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국책사업이니 덮어놓고 믿었다"라면서도 "시민에게 송구스럽다"고 거듭 밝혔다.
이 시장은 "지열발전과 관련한 과학자들은 정말 각성해야 한다고 본다"며 "시민이 실험용 쥐처럼 당해 가슴이 아프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위스 사례를 보면 지열발전을 멈춘 뒤 9∼10년 지나 또 흔들어댔다"며 "포항도 또 지진이 흔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지진 원인을 찾는 데 힘을 쏟았으니 이제부터라도 전 세계 전문가를 다 투입해 모니터링하는 데 집중해야 하고 사후관리에 힘써야 한다"며 "특별법 제정과 사후 조치를 빨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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