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시리아 문제 논의할 듯…안보 내세워 보수층 결집 시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광폭외교를 펴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가 오는 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두 정상이 회담에서 무엇을 논의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지역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에서 이란의 영향력, 골란고원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시아파 맹주 이란이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며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개연성을 경계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러시아 방문은 9일 이스라엘 총선을 불과 닷새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총선을 통해 5선에 도전하는 네타냐후 총리가 '스트롱맨' 푸틴 대통령과 만남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4일 미국을 방문한 뒤 다음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국제사회가 시리아 땅으로 인정하는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행은 트럼프 정부의 지지를 확인한 이벤트였다.
네타냐후는 최근 이스라엘 안에서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난달 31일에는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정상회담 직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에 브라질 무역사무소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의 예루살렘 무역사무소 설치 계획은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다.
네타냐후는 미국, 브라질, 러시아 정상과 잇따라 만남으로써 안정감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다.
특히 예루살렘, 골란고원 등 민감한 안보 및 영토 문제에서 강경한 노선을 확인함으로써 보수층 유권자들의 결집을 노릴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총선을 통해 5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이스라엘 언론에서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을 비롯한 우익 정당들이 연합하면 의회(전체 120석)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가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집권 리쿠드당은 총선에서 31석으로 최다 의석을 확보하고 중도정당연합 '블루와화이트'(Blue and White)은 30석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스라엘 유권자의 과반은 네타냐후 총리가 차기 정부를 계속 이끌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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