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박사 1,2·복수초 마음·명작의 재발견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 꽃을 사는 여자들 = 스페인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바네사 몽포르의 장편소설.
올리비아가 운영하는 '천사의 정원'에 각자 사연을 가지고 꽃을 사러 오는 다섯 여자 이야기를 담았다.
누군가는 비밀스러운 사랑을 위해, 누군가는 자신의 사무실을 장식하기 위해, 누군가는 꽃을 그리기 위해, 누군가는 자신의 고객들을 위해, 그리고 마지막 한 여자는 죽은 남편을 위해 꽃을 산다.
자신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꽃을 사는 그녀들은 조금씩 서로에게 필요한 친구가 되어가며 홀로서기에 나선다.
소설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명소들의 실제 모습을 묘사한 정은영의 그림들이 실려 있어 현장감을 더한다.
작가는 한국어로 번역된 자신의 첫 소설을 읽을 한국 독자들을 위해 별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서경홍 옮김. 북레시피. 476쪽. 1만6천원.
▲ 셀린 = 첫 소설 '도그스타'로 주목받은 피터 헬러의 세번째 장편소설이자 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탐정소설.
작가는 특유의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와 섬세하고 풍부한 묘사를 장르적 요소와 결합해 자신만의 특별한 탐정소설을 탄생시켰다.
이 소설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작품의 중심에서 화려하고 강력한 매력으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주인공 셀린이다.
이십여 년 전 홀연히 사라져버린 유명 사진작가의 실종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이 사립탐정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그가 일흔을 바라보는 노년 여성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어머니를 실제 모델로 한 이 우아하고 파격적인 할머니 탐정은 소설 마지막 페이지까지 독자를 이야기 궤도에 단단히 붙들어놓는다.
김선형 옮김. 문학동네. 488쪽. 1만5천500원.
▲ 파우스트 박사 1, 2 = 노벨문학상 수상 독일 작가 토마스 만의 말년 대작.
제2차 세계 대전이 절정에 달하다가 마침내 종전을 향해 가던 1943년 미국 망명지에서 자신의 문제의식을 모두 담아 파우스트 전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번 작품을 집필했다.
평생 화두인 시민과 예술가, 정신과 예술, 육체와 예술의 대립을 고찰하는 동시에 도구적 이성에 갇혀 오직 목표를 향해 가는 광기를 보여 준 독일과 당시 독일 시민문화의 비극을 통렬하게 그렸다.
평범한 인문학 교수인 차이트블룸은 친구였던 천재 작곡가 레버퀸의 비극적인 삶을 회고하며 전기를 남긴다.
24년간 광적인 몰두로 천재적인 작품을 남긴 레버퀸은 마지막 작품이 된 '파우스트 박사의 탄식'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삶과 예술에 대한 충격적인 비밀을 밝힌다.
김륜옥 옮김. 문학과지성사. 482·533쪽. 각 1만5천원.
▲ 복수초 마음 = 2012년 '한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윤오숙 시인 첫 시집.
시인은 '육체와 정신'의 어두운 시간을 지나 형체 없이 최소한 한 생을 경영, 아니 영농할 수 있는 '마음밭'에 닿았다.
시인은 또 삶의 기록으로서 작품마다 지금의 자아가 도달한, 또는 지향하는 바를 시의 마지막 연에서 잘 보여준다.
'가시밭길 걸으며 가슴 찢어지는 상처 입어도 / 어디든지 사랑 안고 찾아가서 / 영혼까지 뻗어버린 쓴 뿌리 캐내어 / 죽어가는 자들 살려야겠다'('호미' 부분)
이외수 소설가는 시인을 "스스로 시라는 양약을 조제, 복용함으로써 오래도록 절망의 늪에서 몸부림치던 자신의 외롭고도 서러운 영혼을 건져내고 싱그럽고 무성한 온유의 숲으로 인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북인. 108쪽. 8천원.
▲ 명작의 재발견 = 다산교육콘텐츠연구소가 소개하는 문학 거장들의 작품과 생애.
거장들의 '구도의 길', 즉 '작품과 삶'을 축약해 정리함으로써 '인간 의지의 숭고함'이라는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전한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를 쓴 호메로스와 '삼국지연의'를 쓴 나관중 등부터 '에밀'의 장 자크 루소, '레미제라블'의 빅토르 위고, '전쟁과 평화'의 레프 톨스토이, '닥터 지바고'의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까지 독자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문호가 등장한다.
다산교육콘텐츠연구소는 "이번 책을 통해 확장되는 사고의 외연과 재발견되는 삶의 가치와 깨달아지는 인간 의지의 숭고함을 각자의 인생에 투영한다면 우리는 우리 삶을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리윌출판사. 319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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