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오랜 내전 끝에 평화협상이 진전되고 있는 남수단의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가 내주 교황청을 방문해 얼굴을 맞댈 것으로 전망된다.
교황청의 알레산드로 지소티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남수단 지도자들의 영적인 피정이 내주 교황청에서 계획돼 있다"고 발표했다.
지소티 대변인이 말한 남수단 지도자는 살바 키르 대통령과 야권 지도자인 리크 마차르 전 부통령이다.
이들을 나란히 초청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수단의 평화 정착을 위한 사실상의 중재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키르 대통령은 지난 달 16일 교황청을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하고 남수단 평화 협상과 관련해 논의한 바 있다.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인 남수단은 2013년 말 키르 대통령 지지자와 마차르 전 부통령의 추종자 사이에 교전이 벌어진 이래 5년 동안 약 40만 명이 숨지고, 피란민 수백만 명이 발생하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키르 대통령과 마차르 전 부통령은 작년 9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평화협정에 서명했으나, 과거 남수단 정부와 반군이 여러 차례 평화협정을 맺었다가 파기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이번 평화협정을 계기로 남수단에 평화가 완전히 정착될 수 있을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마차르 전 부통령의 부대변인 마나와 피터는 AP통신에 마차르 전 부통령과 남수단 야당 지도자 2명이 오는 10일 교황청에서 키르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이날 회동이 과거의 평화 노력을 좌절시킨 양측의 신뢰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마차르 전 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7년 남수단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현지 치안 문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교황은 지난 달 키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남수단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다시 한번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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