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퇴임을 앞둔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이 신당을 창당해 야권 통합의 중심이 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슬로바키아 국영 TASR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2014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임기를 시작한 키스카 대통령은 지난달 치른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다. 대신 원외 정당인 '진보 슬로바키아' 소속의 주자나 차푸토바를 지지했다.
환경운동가이자 변호사인 차푸토바는 지난달 30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연립정부 여당 사회민주당(Smer-SD)의 마로스 세프쇼비치를 큰 차이로 누르고 슬로바키아 사상 여성으로는 처음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6월 퇴임하는 키스카 대통령은 슬로바키아에서 대중의 신뢰를 받는 정치인 중 한명이다. 임기 말이지만 지지율이 50%를 넘고 있다.
키스카 대통령은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목소리를 내왔고, 지난해 정경 유착을 폭로하려던 잔 쿠치악 기자 피살 사건 이후 혼란에 빠졌던 슬로바키아 정국을 수습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당시 측근들의 부패 의혹으로 로베르트 피초 총리가 물러나고 신임 총리가 새 내각을 구성했을 때 한차례 내각 구성안을 반려하는 등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며 상징적 자리로 인식돼왔던 대통령직의 위상을 바꿔놓기도 했다.
키스카 대통령은 "슬로바키아는 변화를 원한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이겼다. 다음은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새 당을 만들어 모든 올바른,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한데 모아 더 나은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AKO가 슬로바키아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을 때 9%는 키스카 대통령의 신당을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답했고 31%는 아마도 지지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신당이 40% 안팎의 지지율을 확보하게 된다면 오랜 기간 집권해 온 중도 우파 사회민주당을 위협할 수 있는 정당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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