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외교안보라인 속속 귀국길…한미정상회담 사전조율 주목

입력 2019-04-04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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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외교안보라인 속속 귀국길…한미정상회담 사전조율 주목
강경화 지난주 방미 이어 김현종·정경두도 귀국길…북미 돌파구 퍼즐맞추기
북미교착 타개 분수령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균열설 불식하며 북핵 해법 모색
우리 정부 중재안 제시 여부도 관심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오는 1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DC에 총출동했던 외교·안보 국방 라인의 고위급 인사들이 속속 귀국길에 올랐다.
여러 채널에서 긴밀하게 이뤄진 한미 고위급의 연쇄 접촉은 '하노이 노딜' 이후 불거진 한미간 균열설을 불식, 굳건한 공조를 재확인하는 한편으로 기로에 놓인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준비작업 차원이어서 각급의 사전조율 결과가 주목된다.
이들 인사가 귀국 후 풀어낼 '방미 보따리'들을 토대로 한미 간 톱다운식 북핵 해법 묘수 마련을 위한 퍼즐 맞추기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3일 방미 일정을 마무리, 워싱턴DC를 떠났다. 지난 2월 말 2차장 취임 후 첫 미국 출장이었다.
그는 지난 1일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만나 한미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한 데 이어 방미 기간 미 의회의 한반도 관련 상임위 소속 10명 안팎의 상·하원 의원들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표류하고 있는 북미협상을 다시 촉진하기 위한 한국의 입장을 전달하고 미 조야의 의견을 청취하며 협력을 당부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와 관련해 대북제재·압박을 지속하는 미 행정부와 엇박자 모양새를 피하면서도 북미대화의 동력을 되살릴 여건 조성을 위한 모색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이미 대단히 고통을 받고 있다"며 추가 대북제재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북한에 유화적 손짓을 보낸 대목이 활로 찾기의 고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김 차장은 세부 일정을 철저히 함구에 붙이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김 차장은 1일 쿠퍼만 부보좌관과의 회동 후 '미측과 협의가 잘 됐느냐'는 기자 질문에도 "잘 됐습니다"라는 짧은 답변 외에는 말을 아꼈다. '대북 특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느냐'는 등 다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입국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지난 1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과의 한미 국방장관 회담,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간담회, 2일 상원 외교위의 코리 가드너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과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이날 인천행 비행기를 탔다.
한미 국방 당국은 정 장관의 방미 기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및 한미연합군사훈련 조정 문제 등을 논의했으며,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변함없이 유지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한미 국방 당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한미의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한미 외교부 장관 회담을 개최,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 대한 양국의 정세 판단을 공유하고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댄 바 있다.
한미 외교 수장은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논의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외교장관회담 후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한미공조는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한미간에 대북 정책과 관련한 지향점은 완전히 일치한다"며 균열설을 일축하고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대응 방향에 대해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과 같은 시기에 방미한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정상회담 길목에서 이뤄진 외교·안보 국방 채널의 고위 인사 간 잇단 사전 주파수 맞추기 작업을 토대로 한미 양국은 교착 국면을 맞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다시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큰 그림 그리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각각 채널별 조율 결과를 분석·종합한 뒤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추가 물밑 조율 등을 이어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하노이 노딜' 이후 잠시 주춤했던 톱다운 북핵 외교전의 막을 여는 가운데 한미정상이 이를 통해 도출하게 될 비핵화 해법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진, 남북미로 이뤄지는 톱다운 돌파구 찾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현재로서는 톱다운 대화의 시퀀싱(순서)과 관련해 '한미→남북→북미'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무게 있게 거론된다. 무엇보다 한미정상회담을 모멘텀으로 북미 간의 먼 거리를 좁힐 비핵화 묘안이 나올지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핵 담판 당시 김 위원장에게 건넸다는 이른바 '빅딜 문서'가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의 볼턴식 리비아 해법을 연상시킬 정도로 북미 간 간극이 여전히 극명한 상황에서다.
북미 간 입장차를 메우고 교집합을 찾기 위한 우리 정부의 절충안이 일련의 이번 사전조율 과정에서 제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한미 간 사전조율작업이 내용 면에서 어느정도 진도를 냈는지가 한미정상회담의 성과 및 향후 북미대화 정상화 가도의 향배를 가늠할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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