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가출한 후배에게 지낼 곳을 제공해줬다가 자신의 물건을 훔쳐 달아나자 격분해 감금·폭행한 20대가 구속됐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공동감금 등 혐의로 김모(23)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김씨와 함께 감금과 폭행에 가담한 김씨의 여자친구 이모(19)양 등 2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1월 16일 전남 목포시 한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이모(19)군을 찾아가 주먹과 둔기 등으로 폭행하고, 강제로 차에 태워 자신이 사는 광주 남구 주월동 집으로 데려와 감금한 혐의다.
김씨는 당시 가출한 이군이 자신의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줬는데 이군이 집에 있던 현금과 신발 등 225만원 상당의 금품을 들고 고향인 목포로 달아나자 이러한 일을 벌였다.
김씨는 붙잡아온 이군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손을 청테이프로, 발을 노끈으로 묶어놨다.
10시간 가량 감금됐던 이군은 김씨 일당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청테이프를 입으로 뜯어냈다.
발에 묶인 노끈까지 풀어낸 이군은 급한 마음에 손발에 붙어있는 청테이프를 모두 제거하지 못한 채 허겁지겁 담을 넘어 도주했다.
이군은 곧바로 인근 지구대로 찾아가 "선배의 물건을 훔쳤다가 폭행·감금 당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 등에게 경찰 출석을 종용해 자진 출석한 이들을 검거했다.
김씨 등은 일부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감금과 둔기 폭행 등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 등이 이군을 강제로 차에 태우기 전 청테이프를 구입한 사실과 이군이 도주하는 장면을 본 목격자 등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김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물건을 훔친 이군을 절도 혐의로 입건하고 보호관찰법 위반으로 수배 중인 사실을 확인, 신병을 보호관찰소로 인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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