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혀 있던 나라 조선에 개항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입력 2019-04-04 10:29  

"갇혀 있던 나라 조선에 개항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여성에 관직 주고 고질병 앓는 남편 버리고 가게 해달라는 상소도 올라와
조선시대 사람 경험한 신문물 이야기…국학진흥원 웹진 담(談) 4월호 펴내



<YNAPHOTO path='AKR20190404059300053_02_i.gif' id='AKR20190404059300053_0201' title='' caption='한국국학진흥원은 '신문물'을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4월호를 발행했다.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안동=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 "갇혀 있던 나라 조선에는 개항한 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한국국학진흥원이 '신문물'이란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4월호를 펴냈다.
4일 웹진 담에 따르면 임진왜란, 병자호란 같은 전란을 맞거나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오며 신문물을 경험한 것이 유일하던 조선 시대 사람은 외세 개항 요구에도 나라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통상수교거부정책을 단행한다.
여러 차례 양요(洋擾·구한말 서양 세력이 천주교 탄압이나 통상 문제 따위를 빌미로 일으킨 난리)를 겪으며 저항했으나 1876년 불평등인 강화도조약을 일본과 체결하며 결국 개항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친다.
이를 계기로 조선에는 신문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개화기라는 새로운 경향이 등장한다.
이 시기를 산 사람들 기록으로는 함양박씨 6대 한문초서 일기인 저상일월(渚上日月)을 들 수 있다.
1834년(순조 34)부터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까지 쓴 것으로 아무리 자질구레한 일이라도 직접 보고 들은 것은 모두 적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항 이후 시기 저상일월을 기록한 박주대는 경북 예천에 사는 영남 유림 처지에서 개화기 신문물 이야기를 상세하게 적는다.
저상일월 저자인 그는 1897년 2월 예천에도 개화 바람이 불고 있다고 기록했다.
나라에서 소매통이 넓은 옷을 입지 말라고 했고 의복은 입기 편한 대로 하라는 훈령이 떨어지자 양반 가운데도 좁은 소매 옷을 입고 다니는 이들이 생겼다.
그러나 박주대는 여전히 소매가 넓은 옛 두루마기를 입었고 새로운 풍토를 괴이하게 여겼다.
나라는 향교에서 문묘에 올리는 제사도 비용을 줄이고 제도도 신식으로 바꾸라고 하는데 정작 고을 양반 반응은 이전처럼 격하게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에 통탄을 금치 못했다.
박주대가 놀란 것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1898년 8월 ??그는 서울에 여학당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기록하며, 여학당 당수가 1천명으로 늘고 그들이 올린 상소를 구해 읽어보고 몹시 통탄한다.
상소문에는 여성에게도 관직을 열어 줄 것, 쓰개치마(부녀자가 나들이할 때 내외를 하기 위해 머리와 몸 윗부분을 가리어 쓰던 치마)를 없애줄 것, 내외(남의 남녀 사이에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하지 않고 피함)를 나누는 법을 없애줄 것, 남편이 고질병으로 신음할 때 그를 버리고 가도록 허락해 달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1906년 6월 상주에도 서당교육을 폐지하고 신식교육을 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박주대는 한때 유학자를 자처한 정하목이란 사람이 "나는 지금까지 공맹 학문에 속아왔다"고 했음을 언급한다.
또 1912년 8월에는 공동묘지를 설치한다는 소식을 듣고 천인공노할 소식이라고 썼다.
국학진흥원은 2011년부터 운영하는 스토리테마파크(http://story.ugyo.net)에 조선 시대 일기류 244권을 기반으로 창작 소재 4천872건을 구축해 검색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국학진흥원은 "조선 시대 선인들 일기에는 낯설고 생경한 문화를 접하고 이에 대한 생각과 혼란스러움을 기록으로 남기곤 했다"며 "이들이 경험하고 기록한 신문물로 이 시대 다양한 시선을 담아보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kimh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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