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사례…"국정농단에 반대한 양심적 행동으로 판단"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박근혜 정부 당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으로 고발됐던 충북의 교사들이 징계받지 않게 됐다.
4일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검찰은 2015년 10∼12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해 고발됐던 교사들에 대해 대부분 무혐의나 기소유예 처분하고, 지난달 10일 해당 시·도교육청에 이를 통보했다.
당시 전국적으로 2만1천여명의 교사가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충북에서도 1천여명 이상이 동참해 6명이 고발됐고 이번에 1명은 무혐의, 5명은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이 가운데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후 학교로 복귀하지 않아 2016년 면직된 전교조 간부 2명이 포함돼 있어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충북의 현직 교사는 3명이다.
행정기관이 범죄처분 통보를 받으면 1개월 이내에 징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기소유예를 받은 교사들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고 불문처분 해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으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교사들의 징계 여부를 결정한 것은 충북도교육청이 전국에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시·도교육청은 인사위원회 회부 등을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교육청의 이런 결정은 지난해 3월 발표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등을 반영한 것이다.
당시 진상조사위원회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민주적 절차를 무력화하고 국가기관을 총동원해 역사 교과서 편찬에 개입한 반헌법적, 불법적 국정농단 사건' 규정하고 이에 연루된 25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시국선언 참가 교사들의 구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며 학생·학부모·교사의 권리를 침해한 국정 농단으로 밝혀졌고, 국정교과서도 이미 폐기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국선언은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할 교육자적 양심에 따라 위법 부당한 정책에 소신을 밝힌 것이어서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bw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