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베이징=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김윤구 특파원 = 대만 주재 미국대사관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가 지난 2005년부터 해병대원들이 AIT에서 근무해온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4일 빈과일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AIT는 전날 신청사로의 이전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해병대원 근무 사실을 밝혔다.
어맨다 만수르 AIT 대변인은 '신청사에 미 해병대원이 주둔하느냐'는 대만언론의 질문에 이례적으로 지난 2005년부터 미국의 해병대 등 현역군인을 파견해왔다고 말했다.
AIT가 그동안 언급을 피해왔던 미군의 대만 내 활동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전의 방침과 확연히 다른 것이라고 대만언론들은 평가했다.
연합보는 한 관계자의 언급을 인용, 2005년부터 AIT 연락사무팀에 배속된 해병대 장교는 미국과 대만 사이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무관의 성격이 강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린잉유(林穎佑) 중정대 교수는 "중국 전투기가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은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미국이 해병대원 근무 사실을 인정한 것은 군사적 의미보다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며 이는 대만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총통부는 미 해병대원의 AIT 근무 사실이 공개된 데 대해 "대만은 미국 측의 뜻을 존중하며 논평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군인을 보낸 것에 강하게 반대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과 대만이 어떤 형식이라도 공식적이거나 군사적으로 연계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이런 입장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어떤 구실로든 대만에 군인을 파견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연합공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미국에 약속을 지키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 잘못을 바로잡기를 촉구했다.
한편 타이베이 신이루(信義路)에 위치한 AIT는 지난 2009년 착공한 네이후(內湖) 신청사가 지난해 6월 준공을 마침에 따라 오는 5월 6일 사무소를 이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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