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인권운동 대부' 고(故) 홍남순 변호사가 39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1부(송각엽 부장판사)는 내란중요임무종사와 계엄법 위반 혐의로 1980년 10월 전교사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홍 변호사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행위의 시기와 동기, 사용수단, 결과 등을 볼 때 헌정 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라며 "헌법의 존립과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한 행위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등을 보면 전두환 등이 1979년 12월 12일 군사반란 이후 비상계엄 확대를 선포하고 1981년 1월 24일 계엄 해제 시까지 헌정 질서를 파괴한 범죄를 막기 위한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홍 변호사는 1980년 5월 시민 수습위원과 함께 시민 희생을 막기 위한 소위 '죽음의 행진'에 나섰다가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년 7개월간 복역한 뒤 형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당시 신군부는 홍 변호사 등이 김대중 석방, 계엄 해제, 정치일정 단축 등을 요구하며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무력으로 대항하자는 제안에 찬동하고 폭도들을 지휘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홍 변호사는 1963년 광주 동구 궁동 가옥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양심수 변론을 맡아 '긴급조치 전문변호사'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인권활동과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5·18 광주구속자협회 회장, 5·18광주민중혁명기념사업 및 위령탑 건립추진위원장 등을 맡아 5·18 진상규명과 시민 명예회복 활동을 하다가 2006년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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