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6천만광년 떨어진 백조자리A 은하서 VLA로 포착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전파은하 중 하나인 '백조자리(Cygnus) A'의 중심에서 40년 가까이 추정만 해온 가스와 먼지로 된 도넛 모양의 형체가 처음으로 직접 관측됐다.
4일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에 따르면 NRAO 수석과학자 크리스 카릴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7억6천만 광년 떨어진 백조자리 A 은하의 핵에서 초질량블랙홀을 둘러싸고 있는 가스와 먼지로 된 도넛 모양의 토러스(torus·원형체)를 관측했다.
가시광선으로는 어둡게 보이지만 강한 전파를 방출하는 전파은하에서 토러스가 직접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칼 G. 잰스키 초대형배열(VLA) 망원경을 이용해 이를 관측했으며, 그 결과를 논문으로 정리해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최신호에 실을 예정이다.
카릴리 박사 연구팀은 2016년 태양의 25억배에 달하는 백조자리A의 초질량 블랙홀 근처에서 새로 밝게 빛나는 물체를 포착한 뒤 후속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 토러스를 관측했다. 이 물체는 백조자리A가 다른 은하와 합치면서 생긴 제2의 초질량블랙홀로 원래 블랙홀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물질을 빨아들이며 전파를 내뿜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질량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고 빛에 가까운 속도로 물질을 분출하는 제트(jet) 현상으로 강한 전파를 내뿜는다. 여기에 블랙홀 주변에 형성된 강착원반까지 더해 '활동은하핵(AGN)'의 표준 모형을 이루는데, 이를 둘러싸고 있는 토러스도 필수적인 부분이지만 AGN에서 강한 빛을 내는 전파은하에서는 직접 관측되지 않아 왔다.
연구팀의 VLA 관측에서 백조자리A의 토러스는 지름이 약 900광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릴리 박사는 "우리가 오랫동안 거기에 있을 것으로 추정해온 것을 마침내 직접 보게 된 것은 정말로 대단한 일"이라면서 토러스의 형태와 구성 등을 더 정확히 확인하려면 더 많은 관측이 필요하며,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고성능 전파망원경인 ALMA를 통해 관측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백조자리A 은하가 비슷한 전파를 내뿜는 다른 전파 은하들보다 10배나 더 가까워 VLA로 은하 핵을 촬영하는 것이 가능했으며, 먼 거리에 있는 전파은하를 관측하려면 감도와 분해능이 대폭 개선된 차세대 VLA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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