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명 충북 인재양성재단 장학금 수혜, 졸업 후 7명만 성금 기탁
충북참여연대 "로스쿨보다 도내 중·고교생에게 장학금 확대해야"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의 일부 재학생들은 충북도와 일선 시·군, 지역 인사들이 낸 적지 않은 금액의 장학금을 받고 있다.
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은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역 인재로서 애향심을 키워주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수혜 학생 대부분은 취업과 동시에 다른 지역으로 떠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받은 장학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충북대 로스쿨 졸업생 일부가 '먹튀'를 한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7일 충북도에 따르면 정부의 로스쿨 지정 방침에 따라 2007년 충북대와 청주대가 도전하자, 충북 인재양성재단은 그해 11월 두 대학과 장학금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외부 장학금 확보 능력이 정부의 로스쿨 지정 평가항목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충북대 로스쿨이 출범하자 이 재단은 2009년부터 작년까지 7억9천500만원의 장학금을 충북대 로스쿨에 지원했다.
올해 지급할 장학금까지 더하면 그 금액은 8억2천만원으로 늘어난다.
2009년 7명에게 1천만원씩 지급됐고 이듬해부터 2016년까지는 141명에게 500만원씩 지원됐다.
협약 기간이 종료된 2017년 한해에만 장학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해 협약이 다시 체결되면서 다시 10명에게 250만원씩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올해에도 이 재단은 10명의 로스쿨 학생을 선발, 25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로스쿨 1인당 장학금은 올해를 기준으로 할 때 중학생(30만원)의 8.3배, 고교생(90만원)의 2.8배에 달한다.
이 때문에 충북 인재양성재단이나 충북대 로스쿨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은 게 현실이다.
심기보 충북도의회 부의장은 지난해 7월 제366회 도의회 임시회 때 "장애 학생들보다 로스쿨 학생이 더 많은 금액의 장학금을 받는데, 이들이 장애 학생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장학금을 받은 로스쿨 학생 중에는 외지인도 있다.
지난해의 경우 경북, 경기, 부산 출신 학생 3명에게 250만원씩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로스쿨 장학생들은 졸업 후에도 자신이 받은 혜택을 지역사회에 제대로 환원하지 않아 눈총을 받는다.
이들이 충북 인재양성재단에 장학금을 기탁하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이다.
그해 1명이 100만원을 기탁했고, 이듬해에는 또 다른 1명이 260만원을 냈다.
올해에는 5명의 졸업생이 총 400만원을 기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이것까지 더해도 760만원에 불과하다.
외부 장학금을 확보해야 하는 충북대 로스쿨이 자구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귀족학교로 불리는 로스쿨 학생들보다는 도내의 더 많은 중·고교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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