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특구 중심으로 대외개방도 높여야"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북한의 경제개혁 롤모델로 베트남식 '도이머이'(쇄신)보다는 중국식 개혁개방이 적합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오늘의 세계 경제'에 실린 '북한 경제의 개혁전망과 과제: 북한식 도이모이?'에는 북한의 사회주의적 성향과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중국식 개혁개방이 롤모델로 삼기에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담겼다.
북한은 현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천700달러(2015년 기준)로 경제적 성과가 낮은 편이다.
암시장 환율 프리미엄과 CMEA(코메콘: 사회주의 국가 간 경제협력체) 의존도, 계획경제 존속기간, 억제된 인플레이션 등을 따진 사회주의적 성향은 상대적으로 강하다.
이 같은 조건 탓에 북한이 경제개방에 나서더라도 키르기스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개방 성과가 미미했던 국가들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급진적인 체제전환이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옛 정권을 무너뜨리고 단번에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동유럽 방식을 추진하기에는 정치적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정형곤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정치 시스템이 크게 실패할 경우 대체 세력이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발트 3국 등 급진적으로 시장경제 전환한 사회주의 국가를 롤모델로 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이 택할 수 있는 롤모델은 인접국인 베트남과 중국이다.
두 국가 모두 점진적인 개혁을 택했지만, 중국의 경우 특구 중심의 개방과 국유기업 육성 등을 통해 국가자본주의 방식으로 개발을 이끈 것이 특징이다.
경제적 성과로도 중국이 베트남을 앞선다.
중국의 1인당 GDP 달성도는 개혁연도 대비 20.9배(2017년 기준) 증가해 28개 체제전환국 가운데서도 손꼽히게 높다.
베트남은 성공적인 체제전환국으로 분류되지만, 개혁연도 대비 1인당 GDP 증가분이 6.3배 수준에 그쳤다.
북한은 중국처럼 특구에 한해 급진적인 시장개혁을 하고 재산권 제도와 외환 시스템에 대해서도 본질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정 선임연구위원은 지적했다.
정형곤 선임연구위원은 "베트남식 도이머이가 북한 개혁의 최상의 옵션이라고 여겨지는데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북한이 중국처럼 특구에서 과감한 개혁개방을 한다면 외국자본을 유치할 수 있고 선전(深천<土+川>), 상하이(上海)와 같은 모습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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