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학의 사건 고리로 황교안 겨냥…野, 김의겸 투기 의혹도 공격
'조국 불출석' 공방…여야, 질의 도중 끼어들기·고성
노영민, 대통령 딸 해외이주 공세에 "언젠가 밝혀지면 의혹제기한 분들 쑥스러울것"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설승은 김여솔 기자 = 여야는 4일 청와대 업무보고 등을 위해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면충돌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야당은 장관 후보자 2명의 낙마로 불거진 청와대 인사라인 책임론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고가건물 매입 논란 등을 소재로 대대적인 공세를 취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 사건의 은폐 의혹을 부각하며 반격을 가했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역대 정부에서 지명 철회 혹은 인사참사가 있으면 당연히 책임자인 민정수석의 경질이 국민의 상식이고 눈높이에 맞는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김정재 의원은 "여당 의원님들도 한숨 쉴 정도로 한심한 인사인데 국민들은 오죽하겠냐"고 강조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답변에서 "이번에 두 후보자가 낙마했으나 사실은 인사검증 과정에서의 오류라기보다는 한계적인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정재 의원은 "김의겸 전 대변인은 전세금을 빼서 흑석동에 25억원을 '몰빵 투자'했다"며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이 '진보 꼰대'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당 이양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딸 다혜 씨의 해외 이주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고, 노 실장은 "언젠가 밝혀질 게 밝혀지고 나면 의혹을 제기했던 분들이 아마 참 쑥스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발생한 '김학의 사건'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장관이 차관의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을 알면서 차관 임명에 협조하면 그 장관은 무능한 바지사장이거나 혹은 알면서도 차관 임명에 협조했다고 하면 이런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경질 사유가 아닐까 한다"며 황 대표를 겨냥했다.
같은 당 박경미 의원은 '해방 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했다'고 말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겨냥한 듯 "국론 분열을 운운한 사람도 있었는데 주로 어떤 사람이었냐"고 노 실장에게 물었다.
노 실장은 "단죄를 피하려 했던 친일파들 주장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이 김학의 사건을 고리로 황 대표를 겨냥한 데 이어 나 원내대표까지 공격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양당 의원들 사이에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특히 노 실장이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정권의 좌파 독재가 나라와 국민을 대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는데 문재인 정부가 좌파 독재 정권이냐'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의 질의에 "그냥 정치적인 주장"이라고 답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이 이렇게 도발하느냐"며 반발했다.
한국당 나 원내대표는 "여당 의원들이 야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저급한 용어로 조롱한다"며 "4선 의원인데 이런 자괴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질의 도중 끼어들기, 차수 변경을 둘러싼 갈등 등 회의 곳곳에서 여야는 부딪혔다.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한미 공조에 대한 시각차로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간 경우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홍영표 운영위원장은 한국당 송언석 의원을 향해 "나한테 소리를 지르는 거냐, 어디서 위원장한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조국 민정수석의 불출석 문제를 놓고도 대립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청와대 인사검증 실패의 책임을 진 조 수석이 출석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집권한 시절 민정수석이 출석한 사례가 없었다고 맞섰다.
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조 수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출연을 흔하게 하더니 가장 얘기해야 할 때인 지금은 잠수타고 있다"며 조 수석의 출석을 촉구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그러나 "헌정사에서 국회에 출석한 민정수석은 문재인, 전해철, 조국 수석이었다"며 "한국당은 집권 9년 동안 한명도 출석을 안 했는데 출석을 해 놓고 요구하면 이해가 갈 텐데 기본 양심이 있어야 한다"고 맞받았다.
한편 '운영위 데뷔전'을 치른 노 실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인사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인사추천위원장으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실장은 대체로 차분한 자세로 조목조목 답변했으나 때때로 목소리를 높이며 강변하기도 했다.
특히 노 실장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없이 청와대로 올라온 사람 중에 역대 정권에서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은 경우가 단 한건도 없다"고 말할 때는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노 실장은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판단에 야당의 양해 아래 회의 종료 35분 전인 11시 30분께 먼저 자리를 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그보다 앞서 회의장을 떠났다.
다음 달 민주당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는 홍 운영위원장은 마지막 전체회의 진행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여야 의원들에게 정쟁용 공세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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