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동부군벌 하프타르, 트리폴리 진격 지시…긴장 고조

입력 2019-04-05 03:23  

리비아 동부군벌 하프타르, 트리폴리 진격 지시…긴장 고조
리비아 방문 유엔 사무총장, "군사적 해법없다" 대화 촉구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리비아를 방문 중인 가운데 리비아 동부의 군벌 실세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이 4일(현지시간) 서부에 있는 수도 트리폴리를 장악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이날 온라인으로 발표한 음성 메시지를 통해 그를 따르는 부대들에 트리폴리로 진격할 것을 지시했다고 리비아 매체 '리비아옵서버'와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를 지지하는 병력은 트리폴리에서 약 100㎞ 떨어진 도시인 가리안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는 하프타르 부대의 공격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리비아 통합정부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는 하프타르 사령관이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난하며 친정부 병력을 향해 "모든 위협에 맞설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하프타르 사령관의 부대가 트리폴리에 진입할 경우 교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리비아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유엔 지원으로 구성된 리비아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고 있고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쪽을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된 상태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지난 수년간 거점을 확대해왔고 트리폴리를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여러차례 드러낸 바 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에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군사적 움직임을 매우 우려한다"며 "군사적 해법은 없고 오직 리비아 내부의 대화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3일 리비아에 도착한 뒤 선거 문제와 안정을 위한 정치세력의 협상을 촉구했다.
하프타르 사령관과 알-사라즈 총리는 올해 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리비아 선거를 준비하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행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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