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 해외자문위원 김정빈씨, 석사과정 뒤 독일 대기업서 근무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친부모님께 멋지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낳아주셔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요."
생후 2살 때인 1985년 10월 독일에 입양된 팀 한스타인(입양기관에서 지어준 한국명 김정빈) 씨가 "원망하는 마음 없이 잘 성장했다"며 친부모를 찾고 있다.
자신을 잃어버렸는지, 버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부득이 나타날 수 없다면 친척만이라도 만나고 싶어한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싶어서다.
그는 교육자인 양부모 슬하에서 유복하게 성장했다. 루트비히스하펜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석사과정도 마쳤다. 곧바로 독일의 대기업인 '헤리우스 메디컬'에 입사해 현재 유럽지역 영업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한스타인 씨는 "건강히 잘 낳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이렇게 멋지게 자랐다는 걸 자랑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 입양된 한인이 연합뉴스 보도(3월 21일, 4월 2일 자)를 통해 친부모를 찾았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독일에 있는 한국인 절친을 통해 자신의 사연을 5일 전달했다.
전주 홀트 재단에서 그가 찾아낸 기록카드에 따르면 발견 일시는 '1985년 2월 4일 오후 7시 40분', 장소는 '목포 항동시장 내 충무상회 앞 노상'이다.
발견 당시 나이는 '2세'로 추정했고, 옆에 '1983년 8월 10일'이라고 적어놨다.
발견자는 항동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의무경찰인 김홍섭(당시 23세) 씨다.
특기 사항에는 '상·하의 빨간 옷 착용'이라고만 기록돼 있다.
'김정빈'이라는 이름은 목포 접수센터인 '모세스'(현 목포공생원으로 추정)에서 지어준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혈액형은 O형이며, 유전자 검사 결과는 사이트(www.23andme.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스타인 씨는 지난해 2차례를 포함해 지금까지 5차례 수만 리 목포까지 날아와 핏줄을 찾았다. 그가 제작해서 뿌린 '독일 입양아 부모님·친척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전단도 수천장에 달한다.
부모와 모국을 그리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북유럽협의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한인사회에 얼굴을 자주 내밀고 있다. 또 '한국독일입양인협회' 대표를 맡아 같은 처지의 입양인들과도 교류하고 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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