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별' 도는 행성 파편서 60억년 뒤 지구를 보다

입력 2019-04-05 10:43  

'죽은 별' 도는 행성 파편서 60억년 뒤 지구를 보다
410광년 밖 백색왜성 2시간 주기로 도는 미행성체 관측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에서 약 410광년 떨어진 곳의 백색왜성을 가까이서 2시간 주기로 도는 행성 파편이 관측돼 학계에 보고됐다.
백색왜성은 태양 크기의 별이 연료가 떨어진 뒤 표면층 물질을 방출하고 지구 크기로 줄어들어 천천히 식어가는 별로 '죽은 별'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양도 50억~60억년 뒤에는 이런 과정에 들어서게 되는데 이 별을 도는 행성 파편은 지구의 미래라고도 할 수 있다.
5일 영국 워릭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물리학자 크리스토퍼 맨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처녀자리에 있는 백색왜성 'SDSS J122859.93+104032.9'의 행성 잔해 원반에서 123분 주기로 궤도를 도는 미(微)행성체를 관측했다고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밝혔다.
행성잔해 원반은 철과 마그네슘, 규소 등으로 구성된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이 파괴되면서 형성된 것이다.
연구팀이 관측한 미행성체는 철과 니켈로 구성돼 있으며, 별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행성의 일부분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모별(host star)과는 약 51만㎞ 거리를 두고 주변을 돌고 있다. 백색왜성이 되면서 표면층 물질이 날아가고 남은 물질이 축퇴된 점을 고려하면 옛 별의 지름 안에서 궤도를 돌고 있는 셈이다.
미행성체의 크기는 적어도 수킬로미터 이상이며, 지름이 수백킬로미터에 달할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미행성체가 행성의 파편이기는 해도 별 주변의 모든 것이 파괴되는 대격변을 견뎌내고 예상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2시간 주기로 모별을 도는 것은 의외라고 밝혔다.
모별은 과거에 태양 질량의 두 배에 달했다가 약 1억년 전 폭발한 것으로 계산됐다. 현재는 태양 질량의 70%에 불과하고 크기도 대략 지구만 하지만 중력은 지구의 10만배에 달해 중력권에 들어오는 천체는 산산조각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섬에 있는 '카나리아대형망원경(GTC·Gran Telescopio Canarias)'을 이용해 행성잔해 원반을 관측했으며, 분광기를 이용해 혜성처럼 가스 꼬리를 만들며 궤도를 도는 미행성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별 앞에 천체가 지날 때 별빛이 줄어드는 것을 이용해 천체를 발견하는 '천체면 통과(transit)' 기법보다 더 쉽게 백색왜성에 근접해 있는 미행성체를 발견할 수 있어 앞으로의 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백색왜성을 가까이서 도는 미행성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이전 관측 때는 천체면 통과 기법이 이용됐다.
맨서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별이 진화하면 적색거성으로 커져 행성계 안쪽의 모든 천체를 파괴하게 된다면서 태양계에서는 현재 지구가 도는 궤도까지 이런 영향을 받아 파괴되고 화성을 비롯한 바깥쪽 행성은 더 먼 곳으로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양이 50억~60억년 뒤 백색왜성이 되면 화성과 목성, 토성 등만 남게 되고 이들의 상호 중력작용으로 작은 천체들은 별 쪽으로 끌려들어가 백색왜성의 중력에 의해 파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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