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고위급 민원 해결위해 제주도 현직 국장이 혈세 1억 전용

전직 고위급 민원 해결위해 제주도 현직 국장이 혈세 1억 전용

(서귀포=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가족 소유 리조트 앞 배수로 공사 민원을 부탁한 전직 고위 공무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1억원의 예산을 전용한 제주도청 현직 국장이 입건됐다.

서귀포경찰서는 제주도청 소속 A국장을 업무상 배임 및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또 A씨에게 공사를 청탁한 전 제주도청 소속 국장 B씨와 A씨의 지시를 받아 공사를 벌인 서귀포시 소속 C사무관, 6급 공무원 D씨, 7급 공무원 E씨에 대해서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서귀포시 최고위급 간부로 재직하던 A씨는 서귀포시 인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B씨로부터 배수로를 정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2017년 12월께 C씨에게 전화를 걸어 B씨의 민원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부하 직원인 D씨와 E씨에게 공사 지시를 내렸고, 서귀포시는 2018년 8월 예산 1억원을 투입해 B씨 가족이 운영하는 리조트 앞 도로를 따라 배수관을 설치했다.
경찰은 "민원이 제기되면 현장 확인과 사업계획서 제출, 예산요청과 승인 등 절차를 밟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배수관 공사는 사업 내용 자체가 없는 등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서귀포시가 당시 배수관 공사 예산으로 2018년도 성산읍 온평리에 계획된 배수로 정비사업 예산을 전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 아직 온평리 배수로 정비사업은 진행이 안 돼 정상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예산을 요청한 온평리 주민만 피해를 본 셈"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달 말께 이들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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