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대학도시 버클리의 한 조용한 연구실에서 17개월간 소리 없이 이뤄져 온 독살 음모 사건이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5일(현지시간) 폭스5 뉴스에 따르면 버클리 엔지니어링 리서치라는 회사에서 일하는 여성 엔지니어 롱 위안은 회사에서 도시락과 음료를 먹고 나면 왠지 모를 건강 이상증세를 느꼈다. 속이 메스껍고 무기력해지면서 두통과 근육통이 몸에서 떠나지 않았다.
위안은 건강 이상의 이유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남성 엔지니어 데이비드 슈(34) 때문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알메다 카운티 검찰은 이 사무실 폐쇄회로(CC) TV를 분석한 결과 슈가 2017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무려 17개월간 부정기적으로 위안의 물통에 뭔가를 집어넣는 장면을 포착했다.
성분 분석결과 슈가 물통에 넣은 것은 독성금속인 카드뮴으로 밝혀졌다.
배터리의 원료로 쓰이는 카드뮴은 인체에 흡수되면 뼈가 물러지는 이타이이타이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흡 곤란과 쇼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
슈는 위안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소량의 카드뮴을 물에 타서 그녀가 마시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번은 위안이 물통에 남겨온 물을 그녀의 집에서 나눠 마신 친지 2명이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
위안은 "약간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도 같았지만 특별히 의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슈에게 살인 미수와 가중 음독 처벌 조항을 적용해 구금했다.
슈가 왜 직장 동료의 물병에 독을 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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