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멕시코국경 찾아 "미국은 꽉 찼다…더는 받을수 없다"(종합)

입력 2019-04-06 07:19  

트럼프, 멕시코국경 찾아 "미국은 꽉 찼다…더는 받을수 없다"(종합)
캘리포니아주 국경지역 방문 초강경 이민정책 언급…지지층 결집 포석
멕시코에 경제적 불이익도 검토…"관세 효과 없으면 국경폐쇄" 엄포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민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꽉 찼다(full). 더는 당신들을 받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 칼렉시코에 있는 미국의 멕시코 국경을 방문해 국경경비대 대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불법이민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는 꽉 찼다. 우리 지역은 만원이다"며 "더는 당신들을 받을 수 없다. 돌아가라"라고 말했다.
멕시코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를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와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초강경 이민정책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위기'를 2020년 재선 성공을 위한 키워드로 삼고 있으며, 이날 멕시코 국경 방문은 지지층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결집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는 불법 이민자 규모에 대해 "이는 우리의 이민 시스템을 압도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 당국은 지난 2월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6만6천450명을 체포했다. 이는 1월보다 1만8천명 이상 증가한 것이다.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3월에는 불법 월경자가 1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이민 급증을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과 공화당 의원들이 경제적 피해 우려를 잇달아 제기하자 한 발짝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 멕시코가 1년 안에 불법 이민과 마약유입을 차단하지 않으면 멕시코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날 방문에서 "국경을 폐쇄할 용의가 있지만 지난 나흘 동안 멕시코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일을 했다"며 "수천 명을 체포해 본국으로 되돌려보냈다"고 관세정책으로 입장이 바뀐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만약 멕시코가 불법체류자를 체포해 본국으로 데려가는 것을 중단한다면 관세로 멕시코를 망치거나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던 것을 거론하면서 "관세는 100%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효과가 없다면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또한 남쪽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마약에 대한 경제적 벌칙(penalty)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여, 자동차 관세 부과 외에 멕시코에 경제적 불이익을 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임을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서도 남쪽 국경에서 밀반입되는 불법 마약으로 인해 매년 1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숨지고 많은 가정이 파괴된다면서 멕시코에 관세 부과와 별도로 경제적 벌칙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 칼렉시코와 국경을 마주한 멕시코 메히칼리에는 200여 명이 모여 트럼프 대통령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풍선과 성조기, 멕시코 국기 등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가족 분리를 중단하라", "장벽을 건설하면 우리 세대가 붕괴시킬 것이다" 등이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
그러나 미국 쪽에서는 "장벽을 건설하라"고 적힌 종이를 든 시민들이 길가에 서서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 행렬을 지켜봤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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