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산불] "밤에 강풍 불면 속수무책"…야간산불 진화 한계 드러나

입력 2019-04-06 17:34  

[강원산불] "밤에 강풍 불면 속수무책"…야간산불 진화 한계 드러나
야간 헬기 수리온 1대뿐 실전 투입 "아직은"…"특수진화대 확충 해야"


(속초=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지난 4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사흘 만에 주불 진화를 완료한 강원산불은 야간에 취약한 산불 대응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축구장 면적(7천140㎡) 742배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이번 산불은 초속 20∼30m에 달하는 태풍급 강풍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야간산불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현 진화 체계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전국에서 산불 진화에 동원할 수 있는 헬기는 산림청 47대, 소방청 28대, 국방부 20대, 경찰청 3대, 국립공원 1대, 지자체 임차 헬기 66대 등 총 165대다.
이 중 산불 진화 주관 기관인 산림청이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는 헬기는 47대다.

초속 20m 미만의 강풍에도 이륙해 진화할 수 있는 초대형 헬기와 대형 헬기는 각 4대와 30대다.
산림청은 해마다 대형화하는 산불 대응을 위해 노후 기종인 러시아산 카모프(KA-32T·담수 용량 3천ℓ) 대신해 초대형 헬기(S-64·담수 용량 8천ℓ)를 추가 도입하고 있다. 올해도 2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산불 대응과 진화에서 헬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낮에 발생한 산불이 야간으로 이어지거나 야간에 발생한 산불은 속수무책이다.
산불현장에 투입된 진화 헬기는 해가 지면 철수하고, 다음 날 동이 틀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야간 진화는 간단한 장비를 갖춘 전문 진화 요원의 몫이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한계가 있다.
특히 고성·속초 산불과 강릉·동해 산불은 지난 4일 오후 7시 17분과 같은 날 오후 11시 46분께 발생·확산하다 보니 인력과 지상 장비에 의한 진화에 의존했다.
여기다 초속 20∼30m에 달하는 태풍급 강풍까지 더해져 산불 확산 속도와 피해 규모 측면에서 사상 최악의 산불로 꼽힌다.
야간 진화의 한계를 해결하고자 지난해 수리온(KUH-1FS·담수용량 2천ℓ) 헬기 1대를 도입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술적 한계로 인해 실전 투입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산림청은 오는 5월 중에는 수리온을 실전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미지수다.
태풍급 강풍을 등에 업은 산불의 위력에 비해 그나마 체계적 대응이 이뤄졌다는 평가지만, 야간 진화의 한계 탓에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로 이어진 만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드론을 야간산불 상황 관리와 진화에 활용하고, 소화탄을 실어 인력 접근이 어려운 지역 진화에 투입하는 방법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현재 330명이 활동 중인 야간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를 대폭 늘리고 광역 단위 운영과 장비의 첨단화 등 지상 진화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시영 강원대학교 방재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처럼 태풍급 강풍이 부는 상황에서 야간산불은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야간산불 진화 헬기의 실전 투입도 중요하지만, 특수진화대의 인력과 장비를 대폭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야산 산불 대응을 위해 진화 장비를 첨단화하고 산악 지형에 걸맞은 진화 차량의 도입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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