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U-17 여자 월드컵 우승 멤버…유럽팀 상대 모의고사서 동반 득점포
(용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우승을 합작한 '황금세대'의 주축 여민지(26·수원도시공사)와 이금민(25·경주 한수원)이 9년이 지나 성인 월드컵에서도 동반 출전의 꿈을 부풀렸다.
여민지는 6일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후반 8분 1-2로 따라잡는 골로 추격의 불씨를 피웠다.
한국이 전반 수비에 허점을 드러내며 두 골을 내준 상황에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득점포였다.
이어 후반 27분엔 이금민이 동점 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결승 골을 내줘 2-3으로 졌으나 2010년 U-17 여자 월드컵에서 사상 첫 FIFA 주관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데 앞장선 이들이 연이어 골 맛을 보며 월드컵을 준비하는 공격진에 희망을 안겼다.
여민지는 U-17 여자 월드컵 우승 당시 득점왕과 최우수선수(골든볼)를 거머쥐며 한국 여자축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고, 이금민도 골든볼 후보에 오르며 주축 역할을 했다.
이들이 중심이 된 '황금세대'가 성인 대표팀으로도 이어지리라 기대를 모았으나 여민지가 2015년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대표팀과 유독 인연을 맺지 못하며 함께 뛰는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여민지는 2015년 캐나다 여자 월드컵 직전 연습경기 중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본선 무대를 놓치는 등 불운이 겹쳤다.
그러다 올해 1월 다시 발탁돼 중국 4개국 친선대회 루마니아전에서 '복귀포'를 쏜 데 이어 4경기 만에 골을 터뜨려 다시 월드컵 본선 출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금민은 윤덕여 감독의 꾸준한 신임을 받으며 캐나다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분위기 반전이 필요할 때 정확한 패스로 여민지의 만회 골 발판을 놓은 데 이어 직접 해결까지 지으며 존재감을 각인했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상대 팀인 아이슬란드의 욘 소르 회익손 감독은 "한국 선수 중 10번의 활약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눈여겨보기도 했다.
4년 전 '황금세대의 재현'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이들은 이번에야말로 '동반 월드컵 출전'의 적기를 맞았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여민지는 "오늘 골은 금민 언니, (지)소연 언니와 호흡이 잘 맞은 덕분이었다. 저는 오는 공을 밀어 넣은 것뿐이라 얼떨떨하다"면서 "역전의 발판이 될 수도 있었는데 팀이 이기지 못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릴 때부터 발을 맞춰 온 언니, 동생들과 월드컵에 함께 나가고 싶다. 특히 4년 전 아쉬움이 있어서 이번에는 꼭 출전하고 싶다"면서 "소속팀 경기에서 다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함께 월드컵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이금민도 마찬가지다.
그는 "2010년 U-17 대표 때 멤버들이 프랑스에도 함께 한다면 좋겠다. 꼭 같이 가고 싶다"며 "지금은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드는 경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여민지와 마찬가지로 루마니아전 이후 득점포를 재가동한 그는 "똑똑하게 체력을 안배하며 뛰고, 득점과 공격포인트로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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