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나비스코서 30㎝ 파퍼트 놓친 악몽…"실수로 배운 게 더 커"
(랜초 미라지[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2012년 그 일을 굳이 생각하려고 하진 않지만, 제게는 그게 실패가 아니라 큰 밑거름이 됐습니다."
2012년 당시 나비스코 챔피언십이라는 명칭으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첫 메이저대회 최종라운드 18번 홀에서 30㎝ 파 퍼트를 놓쳐 연장전 끝에 준우승에 그친 김인경(31)이 ANA인스퍼레이션으로 이름을 바꾼 같은 대회에서 그날의 악몽을 씻기 위해 재도전한다.
2라운드를 3타 차 단독선두로 마친 김인경은 7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치고 중간합계 7언더파 209타를 기록, 고진영(24)에게 1타 차 뒤진 2위가 됐다.
9번 홀 더블보기로 무너질뻔한 김인경은 10번 홀 버디로 다시 페이스를 찾은 뒤 18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산뜻하게 라운드를 마쳤다.
그는 "컨트롤 샷을 실수한 게 있는데, 그 외에 티샷, 어프로치샷은 좋았다. 좋은 기회를 퍼팅으로 살리지 못한 건 아쉽다"면서 "그래도 마지막 홀이 맞바람에 어려운 홀인데 버디로 마무리해 오늘 최선을 다한 것을 약간 보답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인경은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편안한 경기였다. 코스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재밌게 경기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압박감에 대해서는 "우승도 중요하지만 좋은 경기 하는 게 더 보람이 되는 것"이라면서 "실수하더라도 일부러 하는 실수가 아니니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7년 전 우승 문턱에서 연장에 돌입해 유선영에게 우승컵을 내준 김인경은 "이 대회 우승 도전은 많은 선수에게 큰 의미가 있다"면서 "2012년 그 일은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실수로 배운 점이 더 크다. 다른 분들은 실패라고 하지만, 나한테는 큰 거름이 됐다"라고 말했다.
2016년 10월 레인우드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고 2017년 드디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하며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의 '악몽'을 털어낸 김인경은 "내일 바람을 보고 클럽 선택을 잘해야겠다"며 다부진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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