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아도 산불 생생", "전화벨 소리 들려"…트라우마 호소

입력 2019-04-08 15:11  

"눈 감아도 산불 생생", "전화벨 소리 들려"…트라우마 호소
5일부터 319건 상담…참고 참다가 자녀 손에 이끌려 오기도


(고성=연합뉴스) 홍창진 박영서 기자 = "시뻘건 불꽃이 생생하게 떠올라요.", "전화벨 소리가 자꾸 들려요."
강원산불 닷새째인 8일 피해 주민 상당수가 신체적 불편 못지않게 정신적 불안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고성군 천진초교 내 임시대피소에서 재난 심리회복 지원 활동을 하는 정신건강상담지원센터 관계자는 "지난 5일부터 지원 활동을 펼쳐 고성과 속초 주민 154명의 심리회복을 도왔다"며 "도움이 필요한 주민이 많다"고 밝혔다.
김주연 강원도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상담가는 "이번 산불로 주택 등을 잃은 주민 일부는 '눈을 감아도 산불이 보인다'며 '플래시백' 증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피 당시 걸려온 전화벨 소리가 반복돼 들리는 사례도 있다"며 "이 정도는 심각한 증상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심리적 지지를 받으면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전문적 상담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의료지원에 나선 강원도 한의사협회의료봉사단 관계자는 "주민들이 소화불량, 몸살, 두통,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령 주민들은 머릿속이 복잡해 몸이 아파도 그냥 참다가 자녀 손에 이끌려 진단을 받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봉사단은 대피소 한쪽에 침상 4개를 놓고 현장에서 침을 놓거나 약 처방을 하며 주민들을 돌보고 있다.
애초 2박 3일 동안 의료봉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도움이 필요한 피해주민이 많아 봉사활동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현재 산불피해 현장에는 재난 심리상담가 77명이 투입돼 주민들의 '산불 트라우마'를 지워내는 데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5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319건을 상담했다.
강원도와 각 시·군은 이재민 불편사항 최소화를 위해 맞춤형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realism@yna.co.kr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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