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감산과 이란·베네수엘라 제재 영향
올 하반기 75∼80달러선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해 8일(현지시간) 작년 11월 이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배럴당 0.5%(0.31달러) 상승한 63.39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장중 한때 배럴당 0.4%(0.31달러) 오른 70.65달러에 거래됐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모두 올해 초 대비 30%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의 감산 지속, 미국의 이란·베네수엘라 제재, 지난 5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호조 등이 이날 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OPEC+는 OPEC과 더불어 러시아를 비롯한 비(非)OPEC 산유국들을 통틀어 일컫는다.
JP모건은 "브렌트유 가격은 OPEC+가 4개월 연속 감산을 지속하고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낙관론이 원유 수요 전망을 끌어 올리면서 올해 초와 비교해 현재 30%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OPEC와 OPEC+ 등 산유국들은 유가 상승을 위해 올해 원유 공급량을 하루 120만 배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팩트글로벌에너지(FGE)는 "원유 감산은 과도한 재고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5달러 혹은 그 이상으로도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FGE는 "미국의 제재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출량을 하루 평균 50만 배럴 줄일 수 있다"며 "이란산 원유 수출량 감소까지 더하면 유가는 상당히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 상품리서치 글로벌 책임자 에드워드 모스는 7일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석유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재고도 건설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모스는 "OPEC 감산과 함께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량이 줄면서 국제유가는 하락세보다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수요와 공급을 고려한다면 올해 하반기 유가는 배럴당 75∼80달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여전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 실패 등 글로벌 경제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글로벌 수요는 약해지고 있으며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가 지속되는 것은 추가적인 하강 요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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