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대집행 2∼3주 미뤄…계약심의·터미널 운영업체 무리한 요구탓"
"제주산 쓰레기 발견시 비용 지불" 평택·제주 처리 비용 관련 합의
(평택=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평택당진항(평당항)으로 반송된 폐기물 처리가 거듭된 암초를 만나 지연되고 있다.
폐기물 처리 예산 집행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계약심의 절차를 거치게 된 데다, 평당항 터미널 운영업체(PCTC)가 최근 시에 폐기물 보관료를 청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9일 경기 평택시 등에 따르면 시는 당초 이번 주 초 시작할 예정이던 평당항 폐기물 처리 대집행을 이달 중순 이후로 2∼3주가량 미뤘다.
시 관계자는 "10억원 이상 비용이 드는 용역 사업인 경우 회계부서의 계약심의위원회를 통한 계약심의를 거쳐야 한다"며 "원래 계약심의는 긴급 재해복구사업, 예산 조기집행과 관련된 지역 경제 활성화 사업 등은 생략이 가능하나 이번 사안은 자연재해가 아니라는 담당 부서 의견이 있어서 계약심의를 거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심의위원회는 분기 1∼2회 열리는데, 가장 이른 위원회가 이달 중순 열릴 예정이어서 대집행은 이후 가능할 듯하다"며 "절차를 다 거치고 나면 당초 예상보다 2∼3주가량 늦은 이달 중순 이후 처리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PCTC가 폐기물 컨테이너 보관료를 시에 청구함에 따라 이에 대한 시의 입장 정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PCTC는 최근 시에 공문을 보내 '폐기물이 담긴 컨테이너 보관료와 구내 이동비용, 상하차비 등 제반 비용을 달라'는 취지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하지만 시는 폐기물 처리비용에 따른 컨테이너 구내 이동비용, 상하차비까지는 지급이 가능하나 이외 보관료는 지급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195개 컨테이너에 보관 중인 폐기물은 하루 195만원가량의 보관료가 발생하고 있고, 현재까지 1억8천여만원의 보관료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시 관계자는 "PCTC 입장에선 하루라도 빨리 폐기물을 치워달라고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수출업자 등에게 요구해야 할 보관료까지 시에 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한편 평택시와 제주도는 폐기물 출처에 따른 비용 처리 방안에 합의했다.
제주산 쓰레기가 발견되면 제주도가 처리 비용을 지불한다는 내용이다.
필리핀 불법 수출 쓰레기는 제주산 / 연합뉴스 (Yonhapnews)
앞서 제주도 담당 공무원은 컨테이너 8개를 열어 샘플 조사했으나 고형연료 활용을 위해 5㎝ 크기로 분쇄한 폐기물이 나오지 않자, 제주산 폐기물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샘플 조사는 195개 컨테이너 중 단 8개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추후 대집행 과정에서 제주산 폐기물이 나오면 제주도가 관련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평택시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근 제주도는 평택시로 공문을 보내 "대집행 과정에서 발견된 제주산 쓰레기를 따로 보관해 놓으면 담당 공무원을 보내 확인 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택 소재 한 폐기물 처리업체는 지난해 7월(약 1천200t)과 10월(약 5천100t) 필리핀에 폐기물을 수출해 국제적인 문제를 일으켰고, 현재도 평당항과 광양항, 군산항 등에 1만2천여t의 폐기물을 적치해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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