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출신 우크라 대선 후보 젤렌스키 "푸틴과 협상할 것"

입력 2019-04-08 16:42  

코미디언 출신 우크라 대선 후보 젤렌스키 "푸틴과 협상할 것"
"동부지역 실질적 휴전 서둘러 이뤄야"…결선투표서 현 대통령과 대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달 말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율로 2차 결선투표에 진출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최악의 갈등 관계에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후보는 이날 자국 TV 채널 '우크라이나'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러시아 지도부와 직접 접촉할 준비가 돼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와의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러시아와) 협상을 해야 하고 서방 대표들이 배석하는 러시아와의 외교적 대화 형식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을 위한 기존 '민스크 협정'과 관련 "이행 작업을 계속할 필요가 있지만, 개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세한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돈바스 지역(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은 지난 2015년 2월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교전 중단과 평화 정착 방안에 합의하고 '민스크 협정'을 체결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협정 체결 이후 대규모 교전은 멈췄으나 소규모 산발적 교전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1만3천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젤렌스키는 대통령이 되면 "돈바스 지역의 실질적 휴전을 최대한 빨리 이루겠다"면서 "매일 동부 지역에서 우리 청년들이 숨졌다는 소식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상황을 오래 끌고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군이 통제 중인 돈바스 지역 주민들과의 접촉도 늘리고 관계도 회복해야 하며 그들에게 연금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는 원칙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친서방주의자이나 러시아와의 관계 회복을 위한 협상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명 코미디언 출신으로 지난 2015년부터 방영된 인기 TV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주인공인 대통령 역을 맡아 '국민배우'로 부상한 젤렌스키는 부패하고 무능한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염증에 기대 대선 1차 투표에서 큰 표차로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1차 투표 결과에 따르면 젤렌스키 후보는 30.2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해 재선에 도전한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15.95%)을 눌렀다.
두 후보는 오는 21일 결선투표에서 자웅을 겨룰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1, 2위 득표자가 2차 결선투표를 치러 당선자를 가리게 된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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