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군벌 하프타르는 누구?…카다피와 질긴 인연

입력 2019-04-08 22:46  

리비아 군벌 하프타르는 누구?…카다피와 질긴 인연
한때 동지였지만 '아랍의 봄' 땐 카다피 축출에 기여
하프타르, 2014년 재등장한 뒤 국토 3분의 2 장악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리비아에서 내전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면서 위기의 방아쇠를 당긴 군벌 실세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에 관심이 쏠린다.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하프타르 사령관이 지난 4일(현지시간) 자신의 부대들에 리비아 수도인 서부도시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하면서 리비아 통합정부와 리비아국민군의 충돌이 격화했다.
하프타르 사령관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휴전 촉구에 따르지 않으면서 수도를 차지하겠다는 욕심을 굽히지 않고 있다.
퇴역 장성 출신의 하프타르 사령관은 리비아에서 수십년간 산전수전 다 겪은 비(非)이슬람계 인물이다.
특히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몰락한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와 관계가 흥미롭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하프타르는 1943년 리비아의 동부도시 아즈다비야에서 태어났으며 카다피가 1969년 국왕 아드리스 1세를 몰아냈을 때 군 간부로 쿠데타에 가담했다.
하프타르는 1980년대 차드 주재 리비아군 사령관에 올랐지만 1987년 리비아군은 프랑스의 지원을 받은 차드군에 패했고 하프타르는 차드군에 포로로 잡혔다.
당시 카다피는 차드 내 리비아 병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하프타르의 존재를 부인했고 이를 계기로 하프타르는 카다피의 적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프타르는 포로 신분에서 풀려난 뒤 1988년 반정부 군사조직인 리비아국민군을 창설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하프타르는 미국으로 망명해 카다피 축출 등을 목표로 리비아국민군 조직의 확대에 노력했다.
하프타르는 미국 망명 당시 중앙보국(CIA) 본부 근처에서 장기간 머물렀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프타르는 '아랍의 봄' 시민혁명이 발생한 2011년 카다피 반군의 지상군 사령관(중장)으로 리비아에 돌아온 뒤 카다피 축출에 앞장선 뒤 은퇴했다.
그러나 하프타르는 2014년 "이슬람 테러세력으로부터 리비아를 구하겠다"며 정국에 다시 등장했다.
그해 2월 이슬람계가 장악한 의회의 해산을 요구한 데 이어 5월에는 리비아국민군이 리비아 동부의 중심도시 벵가지의 이슬람 무장단체 기지를 공격했다.
리비아국민군은 2016년 벵가지에서 이슬람 무장단체들을 몰아냈고 리비아 동부지역에서 지지지역을 계속 넓혔다.
현재 하프타르가 장악한 지역은 동부 유전(油田)지대를 비롯해 리비아 국토의 3분의 2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부터 리비아 서부의 상당 지역도 그의 영향력에 들어갔다.
하프타르가 장악한 동부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가 많이 줄면서 그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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