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이미지에 대중 충격…마크 피터슨 교수 "내 친구는 무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송은경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60)가 방송가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할리는 최근 tvN '아찔한 사돈연습', SBS플러스 '펫츠고! 댕댕트립'에 출연했으며 전날 마약 투약 소식이 보도된 시점까지도 방송된 TV조선 '얼마예요?'에도 얼굴을 비추는 등 활발한 방송 활동을 했다. 또 오는 10일에는 MBC TV 예능 '라디오스타'에도 출연할 예정이었다.
'라디오스타'는 일단 할리 촬영분을 모두 편집하겠다고 밝혔다.
'마약 혐의' 로버트 할리 "죄송하고 마음 무겁다"…일부 혐의 인정 / 연합뉴스 (Yonhapnews)
제작진은 9일 입장을 내고 "이번 주 수요일 방송 예정으로, 이미 녹화가 끝나고 편집을 마친 상태에서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과 연예인 마약 사건에 대한 시청자의 정서를 고려해 방송 전까지 로버트 할리 관련 내용과 출연 장면을 최대한 편집해 시청자들이 불편함 없이 방송을 보실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TV조선 역시 "할리의 '얼마예요?' 녹화분은 다 방송됐기 때문에 향후 출연 계획은 없고 재방송에서는 모두 편집해서 나갈 것"이라며 "VOD 서비스도 할리가 출연한 회차는 모두 중지되며 온라인에 올라간 방송 클립도 전부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도 할리의 2TV 예능 '해피투게더 시즌4' 출연분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할리는 해당 프로그램의 '나 한국 산다' 특집에 두 차례 출연했다.
할리는 최근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이날 오전 유치장에 입감됐다.
그는 자신의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취재진에게도 "죄송하다. 마음이 무겁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미국 유타주 출신이자 변호사인 할리는 1978년 부산에 처음 와 부산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외국인으로 스타가 됐다. 이후 "한 뚝배기 하실래예"라는 유행어를 낳은 광고와 방송 활동 등으로 전국구 유명인이 된 그는 1997년 한국 국적을 취득, '영도 하씨'의 개조(開祖)가 됐다.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이기도 한 그는 수십 년 방송 활동 기간 별다른 추문이나 논란을 낳지 않고 모범적으로 생활해온 편이라 이번 체포 소식은 대중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한편, 로버트 할리 친구인 마크 피터슨 미국 브리검영대 명예교수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로버트 할리의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내 한국학 대가로 꼽히는 피터슨 교수는 한국어로 "제 친구 하일 씨는 무죄다. 그의 아는 사람이 죄인인데, 벌을 더 작게 받으려고 하일 씨를 가리켰다. 슬픈 일이다"라며 "한 1년 동안 로버트 할리가 이것 때문에 고생했는데 경찰은 포기를 안했다"라고 적었다.
그는 댓글을 통해서도 "로버트 할리는 마약 중독자가 아니다. 만약 그가 중독자라면 인터넷으로 마약을 구매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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