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예비 자유계약선수(FA)인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개막 후 3경기 만에 사타구니 부상이 재발했다.
구체적인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공백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올 시즌 목표인 20승 달성과 대박 FA 꿈은 멀어질 수 있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1회말 마르셀 오수나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고, 2회말 2사에서 마일스 미콜라스에게 초구 체인지업을 던진 뒤 3루 더그아웃을 향해 손짓했다.
류현진은 굳은 표정으로 마운드 위를 서성였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트레이너가 올라와 몸 상태를 살핀 뒤 교체를 결정했다.
이후 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이 왼쪽 내전근(사타구니 근육) 통증으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다쳤던 곳과 같은 부위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에도 5월에 사타구니 부상으로 100일 넘게 마운드를 비웠다.
건강할 때의 류현진은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16경기에 출전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는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를 제치고 먼저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2015년 어깨 수술을 한 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2017년 126⅔이닝, 2018년에는 82⅓이닝을 던졌다.
다저스 입단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사이 150이닝 이상을 던진 시즌은 단 한 번(2014년)에 그치면서 류현진의 내구성에는 물음표가 달려있었다.
류현진이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를 신청하는 대신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며 1년 더 다저스 유니폼을 입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시즌에는 확실하게 내구성을 증명해 대박 FA 계약을 끌어내겠다는 계산이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던 셈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목표로 대담하게 20승을 선언했다. 20승의 어려움을 모를 리 없지만 그만큼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류현진은 내구성에 대한 우려를 바꾸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김용일 전 LG 트윈스 트레이닝코치까지 개인 트레이너로 대동했다.
올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의 영광까지 차지한 류현진은 시범경기는 물론 개막 후 2경기에서 단 하나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으며 절정의 감각을 뽐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부상이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현재로서는 류현진의 시즌 20승 목표는 쉽지 않아졌다. 대박 FA 계약의 관건인 '내구성 증명'에도 또다시 의문부호가 달리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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