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올해 들어 양안(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안 간 전쟁이 발발하는 경우 대만인의 23%만 저항에 나설 것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연합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뉴밍스(牛銘實) 미국 듀크대 정치학과 교수는 전날 타이베이(台北)에서 열린 타이베이포럼의 '미, 중, 대만 전략의 새 국면' 세미나에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뉴 교수는 1990년대 초기 이스라엘의 민의와 국가 안전의 상관관계를 다룬 논문을 본 것을 계기로 대만인의 사고를 이해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2002년부터 대만의 민의와 양안 안전에 관한 여론조사를 시작해 지난 1월 실시된 이번 조사까지 총 12회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만약 대만이 독립을 선포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해올 경우 대만 독립에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에 찬성 18.1%, 매우 찬성은 11.7%로 찬성 비율이 29.8%에 그쳤다.
이어 '만약 대만의 독립 선포 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지 않는다면 대만 독립에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찬성은 25.9%, 매우 찬성은 36.1%로 찬성 비율이 62%로 확연히 높게 나타났다.
이런 결과에 대해 뉴 교수는 통일과 독립 문제에 있어 대만인은 '대가 개념'을 갖고 있다며, 만약 대가가 너무 크면 독립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양안 간 전쟁 발발 시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 '종군하겠다', '저항하겠다' 등 저항 의지를 표명한 사람들은 23.3%에 불과했다.
또한 대만과 중국의 통일 및 독립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48.1%는 양안의 통일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데 비해 대만의 독립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29.6%에 그쳤다.
뉴 교수는 듀크대의 역대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양안이 결국 통일로 갈 것이라고 여기는 대만인이 다수였고, 최근 수년간 이 같은 수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는 쉬쓰젠(徐斯儉) 외교부 정무차장(차관)이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싱크탱크인 '글로벌 대만연구센터' 심포지엄에서 공개한 조사 결과와는 크게 다르다.
당시 쉬 차장은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과 통일하려고 할 경우 싸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39세 이하의 응답자 중 70.3%가 그렇다고 답변했다고 공개했다.
한편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을 지낸 쑤치(蘇起) 타이베이포럼 이사장은 전날 세미나에서 현재 양안의 정세는 1차 세계대전 발발 전야의 분위기와 매우 흡사하다며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특히 양안의 형세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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