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산불 초기 대응 잘해" vs 野 "대통령, 5시간 후 등장"(종합2보)

입력 2019-04-09 19:41  

與 "산불 초기 대응 잘해" vs 野 "대통령, 5시간 후 등장"(종합2보)
행안위 전체회의…여야, 강원 산불 정부대응·탈원전 '나비효과' 놓고 공방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입씨름… 與 "야당이 막아" 野 "부처간 조율 미흡"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차지연 김지헌 기자 = 여야는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강원도 산불 관련 전체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의 산불 대응에 대해 서로 다른 평가를 내놓으며 충돌했다.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화재 발생 5시간 후에야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 등을 짚으며 전반적으로 화재 대응이 미숙했다고 질타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문 대통령이 국민 앞에 나온 것이 화재 발생 후 5시간 후, 소방 대응 3단계 격상 후 2시간 30분 후였다"며 "청와대가 초대형 산불에 너무 한가한 것 아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은 초 단위로 알리라고 그렇게 난리 치지 않았느냐"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영우 의원은 "일선에서 담당자들이 열심히 움직인 것은 다 알지만, 저는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갔고 관광버스에 불이 붙어 환승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가슴이 철렁했다"며 "'이럴 때 대통령이 어디 계실까' 하며 지난 정부 때 일어난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고 말했다.
유민봉 의원은 "KBS가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역할에 굉장히 큰 문제가 있었다. 가장 큰 허점이 여기에서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대응 3단계 격상 후 회의 주재가 매우 늦어 초기 진화에 문제점이 있었다. 많은 국민이 (대통령) 지병설, 숙취 의혹을 이야기한다"며 "이런 것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자화자찬식으로 대응을 잘했다고 하는 것에 분개한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첩공주라고 비아냥거렸으면서 이낙연 총리 수첩을 띄우는 것도 자세 자체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은 "오후 11시에 위기관리센터 회의가 시작했는데 대통령은 왜 처음부터 참석을 안 했느냐. 녹취록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여당은 정확한 판단과 신속한 대응으로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세월호 7시간과 강원 산불 5시간을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세월호 참사 발생 시간이 오전 8시 50분, 언론 보도가 9시 10분으로 일과시간이었는데 박 전 대통령은 관저에 있었다. 강원 산불이 본격적으로 문제 된 오후 8시 이후에는 퇴근 시간이라 관저에 있는 게 일상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시 세월호 참사 대응이 문제가 된 것은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 결과 아이들이 희생됐다"며 "강원 산불은 매우 효율적으로 진화 작업을 해서 언론과 주민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김영호 의원은 "전국 소방차가 강원으로 출동하는 모습에 '나라다운 나라가 됐다'는 칭찬이 SNS에 많다"며 "당국의 빠른 판단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병훈 의원은 "낙산사 산불을 32시간 만에 진화했는데 이번에는 바람 세기가 더 셌는데도 13시간 만에 진화했다"며 "1만2천명이 넘는 인력이 동원되고 많은 자원봉사자가 같이한 것을 고려해도 진화시간이 줄었다. 과거와 다른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소방청을 독립시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재연되기도 했다.
한국당 윤재옥 의원은 한전이 관리하는 개폐기가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것을 두고 "한전의 적자에 따른 재정요인이 배전설비 유지보수 예산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에너지 전환 정책, 탈원전 과정에서 한전의 수익률이 떨어졌고 한전공대를 설립하는 것이 한전 재정적자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달라진 것은 석탄발전소 하나보다 발전용량이 적은 월성 1호기 폐쇄뿐이다. 폐쇄 시점 가동률도 적자 수준이었다"며 "한전 적자 원인을 에너지 전환정책에서 찾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화 문제도 여야 공방의 소재가 됐다.
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지난해 11월 28일 법안소위에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이 상정돼 처리 직전까지 갔는데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오늘 통과시키지 말라'고 지시해 의결 직전 무산됐다"며 "소방서비스의 향상과 신속한 재난대응 체제 구축을 위해 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이진복 의원은 한국당이 국가직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법을 얼렁뚱땅 만들어 넘겨주면 갈등만 더 증폭된다. 기재부의 재정문제, 행안부와 소방청의 인사권 문제 관련 갈등 해소 방안을 요구했는데 (관계 기관이) 보고하지 않았다"며 "국가직이 아니면 불을 못 끄는가. 국민을 호도하며 선동식으로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소방관 국가직화가 핵심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소방사무를 국가사무화 하는 것"이라며 "핵심인 국가사무화를 통해 소방 대책, 예산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핵심이 아닌 것으로 자꾸 방향을 맞춰선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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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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