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될 만한 용종, '혈액 지문'으로 가려낸다

입력 2019-04-09 15:34  

대장암 될 만한 용종, '혈액 지문'으로 가려낸다
미 위스콘신대 연구진, 혈중 '단백질 표지' 4개 확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조기에 발견한 대장암은 대부분 치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사에 따르는 불편과 심적 부담 때문에 대장암 수검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오히려 불필요한 검사와 폴립(용종) 절제술이 종종 논란을 빚기도 한다.
미국 위스콘신대 과학자들이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대장암 전암(pre-cancerous forms)의 판별 기준이 될 수 있는 4개의 '혈액 지문(blood-based fingerprints)', 다시 말해 '인간 단백질 표지(human protein markers)'를 발견했다.
이 대학의 빌 도브 종양·유전학 교수팀은 8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이날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연구결과는 폴립의 대장암 진행 여부를 간편하게 가려내는 혈액검사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검사법이 개발되면 환자의 대장암 검사 비율은 높이고, 불필요한 폴립 절제 등 과잉진료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의 수석저자를 맡은 도브 교수는 "최소한의 침습 절차로 과잉진료를 줄이는, 혈액 표지의 존재 가능성을 처음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장암을 검진하는 가장 표준적인 방법은 대장내시경검사다.
하지만 검사 전날 미리 장을 비우는 불편을 감수해야 해서인지 검사율이 높지는 않다. 내시경 검사에서 어느 정도 자란 폴립이 발견되면 곧바로 절제하고 조직검사로 악성인지 양성인지 확인하는 게 보통이다.
이밖에 컴퓨터 단층촬영(CT) 대장 검사도 가능하지만, 선뜻 선택하기는 역시 쉽지 않다. 내시경과 마찬가지로 장을 비워야 하는 데다 걱정할 만한 병소가 발견되면 다시 내시경 절제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CT 대장 검사를 받은 환자들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검사에서 발견된 작은 폴립들이 대부분 암으로 커지지 않고 별도의 처치도 필요하지 않다는 걸 확인했다.
연구팀은 계속 자라거나 암으로 변할 수 있는 폴립이 생긴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구분해, 이런 폴립이 생긴 환자의 혈액에서만 늘어나지 않는 단백질을 탐색했다.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은 환자 90명의 혈액 샘플을, 전암성 폴립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눠 관찰했고, 아울러 CT 대장 검사를 받은 뒤 폴립을 제거하지 않고 관찰해온 환자 31명의 혈액 샘플도 살펴봤다.
연구팀은 이전의 다른 실험을 통해, 대장암이 생긴 생쥐의 혈액에서 19종의 단백질 농도가 높아진 것을 이미 확인했다. 그래서 이번엔 대상 환자의 혈액에서 이들 단백질의 농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질량분석법으로 측정했다.
다행스럽게도 이들 환자의 대장내시경검사 결과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농도가 높아진 단백질 표지를 검사 결과와 연결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어떤 단백질 표지가 폴립의 성장이나 암 진행 위험과 특별히 연관됐는지 간단한 대조로 확인할 수 있었다.
도브 교수는 "그렇게 작고, 초기 단계에 있는 인간의 전암(前癌) 폴립을 혈액 표지로 가려낼 수 있으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는데 결국 해냈다"면서 "전암성 대장 선종을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춘 다른 과학자들의 연구에 우리가 찾아낸 혈액 표지가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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