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 "시민 안전 최우선에 두고 사업 추진"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인천 육지와 영종도를 잇는 세 번째 교량인 제3연륙교의 조기 개통이 사실상 무산되자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영종도 주민들은 박남춘 인천시장이 2023년 제3연륙교 조기 개통을 공약으로 내걸고도 공약 이행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는 9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시장은 작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2023년 제3연륙교 개통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당선 후 공약 이행을 위한 어떤 행정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취임 1주년을 맞이하기 전에 조기 개통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공약 파기의 책임을 물어 박 시장 퇴진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영종도 주민들의 반발은 박 시장이 최근 제3연륙교 건설사업을 무리하게 앞당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더욱 고조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달 5일 온라인 청원 답변에서 "인천시는 공사 기간을 줄이기 위한 행정·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바다 위에 대교를 건설하는 사업인 만큼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시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사업을 추진할 것이며 시민께서도 이 원칙에 동의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천시 사업인 제3연륙교 건설사업은 국토교통부의 반대로 10여년간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2020년 착공, 2025년 개통' 일정에 따라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 2017년 11월 구체화됐다.
그러나 작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장 후보들이 앞다퉈 2023년 조기 개통 공약을 남발하면서, 제3연륙교 개통이 2년 정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민들 사이에서 점점 커졌다.
박 시장도 후보 시절 영종도 주민들 앞에서 2023년 조기 개통 협약서에 서명했고, 작년 5월 24일에는 교통 공약 발표 때 "10년 넘게 지연된 제3연륙교 사업은 2023년 조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건설비를 부담한 청라 영종 주민들의 통행료 무료, 인천시민들을 위한 요금 할인도 확답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사업 시행기관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역시 박 시장의 취임 직전인 작년 6월 28일 보도자료에서 "민선 7기 시장 공약사항인 제3연륙교의 조기 건설을 위해 특수공법, 신기술 도입, 공구 분할 등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여 당초 계획보다 개통 계획을 앞당기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제3연륙교의 2023년 개통 가능성은 희박해지는 실정이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최근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지, 조기 완공을 목적으로 급하게 몰아가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몰아붙여 봐야 2∼3개월 정도는 단축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더 이상의 단축을 목표로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이 해당 부서의 답변"이라고 밝혔다.
주민들은 주민들에게 장밋빛 공약을 남발하고 당선 뒤에는 외면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김요한 영종국제도시 총연합회 사무총장은 "말로만 하는 정치인의 약속을 믿을 수 없어 인천시장 후보들에게 제3연륙교 조기 개통을 약속하는 확약서까지 받았는데 공약 이행을 위한 어떤 행정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시민·주민과의 약속인 공약 지키기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3연륙교는 영종대교·인천대교에 이어 영종도를 잇는 세 번째 교량이다. 인천시 중구 중산동에서 서구 원창동까지 4.66km 구간에 건설되는 왕복 6차로 교량으로, 공사비 5천억원은 영종·청라국제도시 조성 때 아파트 분양가에 포함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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