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남편 의료과실 주장하며 1인 시위…"법원 판결과 병원 태도에 울어"
병원 측 "대법서 의료과실 없다고 판결받았다"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충북 청주시에 사는 한 농민이 아내가 5년여 전 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뇌동맥류 파열 수술을 받은 뒤 반신마비에 빠졌다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9일 청주시 A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왕모(57)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내가 2013년 10월에 뇌동맥류 파열 및 지주막하 출혈 진단을 받고 코일 색전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왕씨의 아내 강모(51)씨는 코일 색전술을 받은 직후 뇌경색 증상을 보였고, 이튿날 뇌출혈로 같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왕씨는 "뇌출혈 수술을 받은 뒤 아내는 왼쪽 반신이 마비됐고, 산소 호흡기로 숨을 쉬어야 했다"며 "병원에서 뇌경색을 제때 발견하고 신속한 조치를 하지 않아 심각한 후유증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왕씨는 이후 A 병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A 병원이 환자에 대한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점을 인정해 왕씨에게 위자료 1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왕씨는 "걸어서 병원에 들어간 아내가 수술을 받고 거의 식물인간이 되었는데, 위자료 1천500만원만 받았다"며 "병원은 법에 따라 위자료를 줬으니 더는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일관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병원이 경험이 부족한 의사에게 수술을 맡겼고, 그 결과로 우리 가족은 5년 넘게 불행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병원의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A 병원 관계자는 "강씨를 수술한 의사는 2008년 신경외과 전문의를 딴,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의사였다"며 "대법원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부터 의료과실은 없다고 판단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절차에 따라 위자료를 지급했는데도 불구하고 왕씨가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왕씨는 민사소송과는 별도로 아내를 수술한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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