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다양한 선심성 정책에도 교사 임금은 제외
고등학교 입학시험 일정도 차질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폴란드 교사들이 8일(현지시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교원 노조 측과 정부가 임금 인상안을 두고 협상을 벌였으나 전날 결렬되자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교육부는 이날 정오 현재 학교의 파업 참가율이 전국적으로 48.5%라고 밝혔다. 폴란드의 교사 수는 대략 40만 명이고 학생은 450만 명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은 참가율이 이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르샤바 관리들은 바르샤바의 학교 80% 정도가 문을 닫았다고 전했고, 일부 지역의 경우 90%에 육박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광범위한 참여는 1993년 이후 처음이다.
교사들이 이처럼 집단행동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집권 보수당이 다음 달 유럽연합 의회 선거를 앞두고 가족과 기업, 농업 분야 등에는 다양한 재정 부양책을 제공하면서 만성적인 저임금에 시달리는 교사는 제외했기 때문이다.
교원 노조 측은 정부에 월 1천 즈워티(한화 약 30만원)의 임금인상과 봉급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폴란드 교사들의 평균 순 월급은 1천800에서 3천 즈워티(약 54만원에서 90만원)로, 특정 학급을 담당할 경우 수당을 받는다.
슬라워미르 비트코비치 노동조합포럼의 교원 대표는 "지난 2주간 모든 사람을 위해 돈이 지출됐지만, 교사들을 위한 돈은 없었다"고 비난했다.
파업 참여 교사들은 현지 매체 'TVN24'에 이번 파업은 임금뿐 아니라 그들의 존엄성 때문이라며 월급으로는 생계를 지탱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직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더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는 이미 지난해 교원 임금을 인상했고 인상 절차를 가속할 계획이라면서 노조의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입장이다.
부인이 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파업에 참여하는 교사들에 대해 연대를 표하면서도 현실적인 요구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파업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교사가 동참하면서 중고등학교의 시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연말 시험이 며칠 후에 있고 올해 고등학교 입학시험이 몇 주 후에 치러질 예정이지만, 파업으로 이미 많은 학교가 졸업 시험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의견은 파업 지지 의견에서 실망감 표출까지 다양하다.
학부모인 토마시 피에트카는 "나는 그들의 파업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그들의 업무는 책임감과 지식을 포함하지만, 정말 적은 보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베아타 시드워 부총리는 교사들에게 시험을 앞둔 학생들을 고려해달라며 협상 재개를 호소했다. 그러나 아직 협상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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