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최근 산불로 큰 피해가 발생한 강원 영동지역에 비 예보가 나오면서 주민들이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4일 발생한 산불로 삶의 보금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은 강릉시 옥계면 일부 주민은 9일 불에 탄 지붕에 올라가 바람과 싸우며 방수포를 씌웠다.
이웃 주민들은 십시일반 격으로 피해를 본 집을 찾아 방수포를 잡아주거나 못으로 방수포를 고정하는 일을 도왔다.
또 산불이 발생한 산에서 토사가 집 주변으로 흘러내려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손을 봤다.
한 주민은 "집을 지은 지 2년 만에 산불로 지붕이 모두 타 버려 비가 새지 않도록 부랴부랴 방수포를 덮고 있다"면서 "집 뒤의 산까지 불에 타 비가 많이 내리면 토사가 유출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산불 소식을 듣고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은 피해지역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광주광역시 자원봉사센터 회원들이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를 찾아 숯덩이로 변한 도로변 야산의 나무를 제거하는 활동을 지원했다.
집이 전소돼 경로당이나 공공연수원에서 거주하는 피해 주민들은 산불로 시꺼멓게 타버린 들판으로 나와 봄 농사 준비를 했다.
이처럼 피해 주민이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지자체 차원의 세심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강릉시 방재부서 관계자는 "산불 피해지역의 비 관련 대책은 없다"며 "현재 2차 피해에는 손을 쓸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9일 오후 6시께부터 영서 내륙과 동해안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10일 밤까지 영동에는 10∼40㎜의 비가, 태백 등 산지에는 최대 20㎝ 이상 눈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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