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집권당, 이스탄불 시장선거 재개표 이어 재선거 요구

입력 2019-04-09 18:18  

터키 집권당, 이스탄불 시장선거 재개표 이어 재선거 요구
선거委, 전면 재개표 요구 거부…집권 AKP "이의 제기할 것"
AKP, 일부 지역 재선거도 요구…野 "결과 뒤집기 수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이스탄불 시장 선거 개표에서 뒤진 터키 집권당이 재개표 확대 요구에 이어 '재선거'로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터키 최고선거위원회(YSK)는 이스탄불 광역시장 선거를 사실상 전면 재개표하라는 '정의개발당'(AKP)의 요구를 기각했다고 YSK의 AKP측 위원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YSK는 다만 21개 구(區)의 일부 투표함에 대해 모든 표를 다시 세라고 결정했다.
앞서 터키 선거관리 당국은 무효표를 중심으로 재검표를 진행했지만 AKP는 7일 39개 구 중 31개 구에서 전면 재개표를 요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AKP는 YSK의 결정에 다시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다.


AKP는 아울러 이스탄불 남서부 뷔이윅체크메제구(區)의 투표를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AKP는 이 지역 투표자 1만1천186명이 부정 등록(유권자 등록)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터키처럼 유권자 등록 절차가 있는 국가에서는 사전 등록을 하지 않는 유권자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
광범위한 투표 부정이 일어났기 때문에 1만여표 차이로는 승패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게 AKP의 논리다.


집권당의 재선거 요구는 전날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으로 어느 정도 예상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8일 아타튀르크 비행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조직적 범죄'가 벌어졌다"며 수사를 예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이스탄불 유권자가 약 1천만명인데, 1만3천∼1만4천표 차이를 가지고 아무도 승리를 선언할 권리가 없다"고 말해 재선거 가능성을 내비쳤다.


9일 뷔윅체크메제에서는 경찰이 가가호호 방문하며 투표자가 등록한 주소지에 실제로 거주하는지 조사를 벌였다고 터키 매체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경찰 대변인은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것은 아니라고 언론에 답변했다.
'공화인민당'(CHP) 등 야당은 재개표를 계속 확대해 결국 재선거를 하려는 AKP의 전략이 드러났다며 반발했다.
야당 후보 지지자들은 이날 집회를 열어 선거 결과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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