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못 내줘'…터키 여당, 재개표 이어 재선거 요구(종합)

입력 2019-04-0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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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못 내줘'…터키 여당, 재개표 이어 재선거 요구(종합)
선관위서 전면 재개표 요구 거부돼…AKP "재선거 청구할 것"
AKP "조직적 부정 증거 많다"…野 "결과 뒤집기 수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이스탄불 시장 선거 개표에서 뒤진 터키 집권당이 재개표로도 결과를 뒤집지 못하자 결국 '재선거'를 요구하고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 알리 이흐산 야우즈 부대표는 9일(현지시간) 앙카라 중앙당사에서 취재진에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를 원한다고 선거 관리 당국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우즈 부대표는 "최고선거위원회(YSK)가 전면 재개표 요구를 거부하고 일부 투표함만 재개표 하라고 결정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를 요구하는) 특별청구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YSK는 유효표와 무효표 전체를 재개표하라는 AKP 요청을 기각했다.
YSK는 다만 21개 구(區)의 51개 투표함에 대해 모든 표를 다시 세라고 결정했다.
지방선거 후 AKP의 이스탄불 광역시장 개표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에 따라 터키 선거관리 당국은 무효표를 중심으로 재검표를 진행했지만 AKP는 7일 전면 재개표를 요구했다.


AKP는 아울러 이스탄불 남서부 뷔이윅체크메제구(區)의 투표를 무효화하라고 앞서 YSK에 요구했다.
YSK는 이에 관한 결정을 아직 내리지 않았다.
AKP는 이 지역 투표자 1만1천186명이 부정 등록(유권자 등록)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터키처럼 유권자 등록 절차가 있는 국가에서는 사전 등록을 하지 않는 유권자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다.
광범위한 투표 부정이 일어났기 때문에 1만여표 차이로는 승패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게 AKP의 논리다.
재개표·검표가 90% 이상 완료된 것으로 전해진 9일 오후 현재 야당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와 AKP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 사이 표 차는 2만7천여표에서 1만4천여표로 좁혀졌다.

집권당의 재선거 요구는 전날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으로 어느 정도 예상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8일 아타튀르크 비행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조직적 범죄'가 벌어졌다"며 수사를 예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이스탄불 유권자가 약 1천만명인데, 1만3천∼1만4천표 차이를 가지고 아무도 승리를 선언할 권리가 없다"고 말해 재선거 가능성을 내비쳤다.
터키 선거관계법에 따르면 조직적 부정이 저질러졌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재선거를 요구할 수 있다.
야우즈 부대표는 "우리는 증거를 많이 갖고 있다"고 장담했다.

9일 뷔윅체크메제에서는 경찰이 가가호호 방문하며 투표자가 등록한 주소지에 실제로 거주하는지 조사를 벌였다고 터키 매체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경찰 대변인은 범죄수사가 진행 중인 것은 아니라고 언론에 답변했다.
'공화인민당'(CHP) 등 야당은 재개표를 계속 확대해 결국 재선거를 하려는 AKP의 전략이 드러났다며 반발했다.
야당 후보 지지자들은 이날 집회를 열어 선거 결과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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